지난달 18일 수도권 A대학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축제대행업체 U엔터테인먼트로부터 4,000만 원의 뒷돈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A대학이 U엔터테인먼트에 축제비용으로 지불한 돈은 9,000여 만 원으로 44% 이상을 돌려받아 실제 축제 유치에 사용된 학생회 예산비용은 5,000만 원에 불과했다. U엔터테인먼트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0개 이상의 대학을 대상으로 총 1억 원 이상의 리베이트를 주고 축제를 유치해 3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축제대행업체의 리베이트는 축제 시즌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연예인을 섭외하고 무대 설치를 해야 하는 때라면 빈번하게 일어난다. 본지가 인터뷰한 서울 소재 K대학의 총학생회장은 “우리는 단과대별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기획한다. 행사를 진행할 때 안주와 소주를 조금 더 주겠다는 제안은 있었다”고 말했다.     

부당한 제안이 양방향으로 오고가 총학생회와 축제대행업체 중 누가 더 잘못했다는 단정을 짓기는 어렵다. 작년 2개 대학의 대학축제를 기획한 J업체는 “총학생회 측으로부터 술을 사달라거나 돈을 달라는 식의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 리베이트를 주고 유명가수를 섭외하면 수익을 내기 어려워 현재는 대학축제  기획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대행업체는 공개입찰이 아닌 인맥으로 선정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덧붙였다. I업체 역시 “업체를 투명하게 공개입찰로 고르는 대학은 없다. 대학뿐 아니라 관공서도 공개입찰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학 총학생회와 축제대행업체 사이의 불공정한 거래가 일어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교도 있다. 고려대는 축제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지 않고 자체적으로 축제를 운영한다. 고려대 총학생회 강동규 사무국장은 “비용이 적게 드는 홍보 포스터와 책자만 광고업체에 맡기고 무대기획과 설치는 우리가 직접 한다. 연예인은 동아리 측에서 직접 섭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대행업체를 처음부터 학교 측에서 선정하기도 한다. 총학생회가 아닌 학교 측과 계약을 했다는 H업체는 “학교 측에서 총학생회의 부당한 요구를 우려해 직접 대행업체를 고른다. 우리는 총학생회의 부당한 제안을 피할 수 있어 좋고 업체도 학생들에게 금전적 제안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설화 기자 lsha22c@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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