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있습니까?” 수업시간이 끝나면 교수님들이 하시는 말씀이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졸업한 지금 그것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대학 학생들에 대해 ‘조용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어린 아이처럼 제자리에 누워 버둥거리기만 하면 우리대학의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원적인 출발은 문제인식에서 비롯된다.

혹자는 “남들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 할 일만 똑바로 하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남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한 분야의 ‘거장’뿐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그림이라도 피카소의 것은 예술이 되고 어린 아이의 것은 낙서로 치부된다. 그 차이는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무게가 결정하는 것이다. 아직 우리대학 학우들은 ‘거장’이 아닌 ‘학생’이다. 우리는 아직 더 궁금해 해야 하며 더 배워야 한다. 그런 자세를 가지는 것이 시립대의 평판을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하는 후배님들에게 고합니다. 옳은 질문을 하기 위해 머리를 싸매지 마십시오. 학생의 의문을 두고 옳고 그름을 논할 수는 없습니다. 학생이 강단에 선 교수님에게 하는 질문은 그 자체로 정의롭기 때문입니다. 지식의 상아탑 안에서 하는 질문은 모두 여러분의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기 전까지 그 모든 피와 살을 자기 것으로 소화시키십시오. 그리고 피카소가 되십시오. 그렇다면 감히 누가 우리대학 학생들을 조용하다고 흉보겠습니까.

이현수(경제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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