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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대 뒤 숨은 마에스트로, 연극 연출가를 만나다!
정수환 기자  |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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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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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출가 반무섭(환경공학 84) 동문 인터뷰


   
▲ 반무섭(환경공학 84) 동문의 모습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연극무대! 그 뒤에는 모든 배우와 스탭을 이끌며 조화로운 무대를 함께 꾸려나가는 연극 연출가가 있다. 30년을 연극과 동고동락한 반무섭 연극 연출가. 그가 전하는 생생한 무대 뒷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Q. 어떻게 연극에 입문하게 되셨나요?
A. 우리대학 동아리인 ‘극예술연구회’에서 연극을 처음 시작하게 됐어요. 동아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1986년 겨울에 13개 대학 연극 동아리 출신들이 만든 극단 ‘작은신화’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극 연출가로서의 길을 걷게 됐죠.

Q. 연극 연출을 하면서 가장 애착이 갔던 작품은 무엇인가요?
A. 제가 했던 작업들 중에 흥미롭고 재미있던 작품들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해야 하는 작업들이 더 흥미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태껏 해왔던 수많은 작품들 중에 특정 작품이 가장 애착이 간다는 뜻은 결국 앞으로의 작업에서는 그런 작품을 만날 수 없다는 뜻과 마찬가지거든요. 저는 매번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연극 연출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생겼던 에피소드들이 꽤 많아요. 연극이란 예술을 위해서는 작가와 연출, 배우, 스탭들 모두가 합심해야 해요. 그런데 글을 쓰는 작가가 연출의 해석과 배우들의 연기를 마땅치 않게 생각하기도 해요. 아주 심한 경우 작가가 제 연락을 일부러 피한 적도 있어요. 이 일이 제가 겪었던 가장 충격적인 일이었지요. 연극은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동 작업이에요. 개개인이 자기 고유의 것을 고집하게 되면 굉장히 이상한 연극이 만들어지게 돼요.

Q. 연극 연출하면서 만족스럽고 뿌듯한 경우는 언제였는지 설명해주세요!
A. 저는 진지하고 무거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작품은 가볍고 유쾌한 것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이 두 가지가 상충해 딜레마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연극 자체는 가벼워도 내포된 의미를 관객들이 이해해 줄 때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또 연출을 하는 데 있어 다른 구성원들에게 하나를 요구했는데 그 이상을 해낸다거나, 연극의 모든 구성원들끼리 합이 잘 맞을 때 정말 뿌듯해요. 이런 일들이 하나하나 쌓이면 그 작업은 정말 행복한 작업이 되는 거죠. 

Q. 연극이라고 하면 대부분 상업극을 많이 생각하잖아요? 이런 상업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세상에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적인 기호에 영합하고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작품들이 주로 상업극에 속하죠. 상업극이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일조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없어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상업극이 일반 연극들과 정상적인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홍보를 위해 온·오프라인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을 쓰거나 약속된 날짜 외에도 공연을 하는 등의 행동들은 지양했으면 합니다.

   
▲ 반무섭 동문이 연출한 <정씨 여자>
Q. 연극에서 주요 배역을 고를 때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A. 저는 연기를 잘하는 사람을 뽑지 않아요. 그보다는 앞으로 잘할 가능성이 있고 꾸준히 함께 할 사람들을 주요 배역으로 뽑습니다.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을 연극에 캐스팅하는 것은 정체된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약간 부족하지만 연극을 통해 자기계발을 꿈꾸고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는 배우들을 주로 캐스팅합니다.

Q. 연극 연출하면서 느끼게 되는 연극인의 비애는 무엇인가요?
A. 연극이라는 예술이 다른 예술에 비해 너무 가볍게 인식되는 것이 안타까워요. 많은 사람들이 미술 작품이나 무용 공연을 볼 때는 쉽게 평을 내리지 못해요. 하지만 연극의 경우 관객에게 익숙한 소재들을 다루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연극에 대해 재단을 해요. “배우의 연기가 별로다, 스토리가 아쉽다” 등과 같은 표현은 연극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죠. 연극을 가볍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관객들의 인식이 변화됐으면 합니다.
 또 연극만을 해서 먹고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요. 제가 아는 사람들도 저에게 “넌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해요.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얻는 지위들, 금전적인 풍요 및 안정적인 생활을 전혀 기대할 수 없어요. 이런 점들이 가장 어렵고 힘들죠.

Q. 연극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연극인으로 사는 것은 가볍게 도전해서는 안 되는 일이에요. 이는 큰 아픔과 희생이 전제돼야 하는데 그걸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버티기’예요. 아무리 재능이 있고 훌륭한 사람이라도 버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꾸준히 연극을 하면서 버티면 재능이 없어도 경험으로 재능을 대신할 수 있어요. 혹시 연극인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버티기’를 가슴 속에 새겨두시길 바라요.

Q.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A. 제 지론은 ‘죽을 때 웃으면서 죽자’예요. 이 뜻은 ‘딱 한 번만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연극을 제대로 하면 웃으면서 죽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항상 이 지론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요. 이 외에도 죽기 전에 연기자를 위한 책을 한 권 내는 것이 제 꿈이에요. 예술가로서의 연기를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책을 내고 싶어요. 아마 이 두 가지를 이룬다면 웃으면서 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정리_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사진(왼쪽 아래)_ 반무섭 동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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