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위해 다문화거리를 다녀왔다. 다른 나라의 음식도 맛보고, 외국인 근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뜻 깊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안산 다문화거리는 나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집에서도 여운이 계속 남아 인터넷으로 함께 대화를 나눈 외국인 근로자 및 이주 결혼 여성들에 대해 검색을 해보기로 했다.

다문화에 대한 여러 가지 글을 읽던 중 댓글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한 번 가보면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에요”라는 댓글이었다. 자기와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들이 무섭다거나, 냄새가 난다는 등의 내용이 달린 댓글도 보였다. 심지어 외국인에 대한 강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댓글도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조금만 마음을 열고 바라본다면 그들을 하찮게, 무섭게 보지도 않을 텐데 말이다. 그들은 우리와 다 똑같이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다. 내가 취재 중에 만난 외국인 근로자들은 친구끼리 함께 쇼핑을 즐기고 놀이를 즐기는 등 우리와 다를 것이 없었다.

외국인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그들에게 들은 외국인 근로자 및 이주 결혼 여성에 대한 무시는 생각보다 심했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에서 사기를 당한 외국인 근로자, 이유 모를 폭력을 당하고 살아온 결혼 이주 여성 등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어 몇몇 외국인 근로자들의 폭력문제로 다문화 집단 전체가 문제 집단으로 낙인 찍혀 원만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의 수는 150만 명이며, 2025년에는 5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1/10이 외국인인 셈이다. 더 이상 우리나라는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쯤에서 우리는 ‘역지사지’의 가치에 대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상대편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면서 그들이 겪는 고통을 내가 겪었을 때 과연 어떨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자.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현재 우리에게는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처지를 헤아려 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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