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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빛바랜 프로들의 리그
문광호 기자  |  rhkdgh9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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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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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프로농구팀 원주 동부의 강동희 전 감독이 승부조작을 시인했다. 이로써 지난 2011년 프로축구를 시작으로 프로야구, 프로배구, 프로농구까지 한국의 4대 프로스포츠가 모두 승부조작의 오명을 안게 됐다. 이들 종목에서 발생한 승부조작은 그동안 프로스포츠를 응원해온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몇몇 선수와 감독, 관계자들의 농간에 팀을 응원하던 팬들이 놀아난 것이다.

프로스포츠가 아마추어스포츠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스포츠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프로스포츠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부터다. 프로스포츠는 TV의 보급과 함께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중계, 광고 등으로 많은 이익을 얻었다. 프로스포츠는 스포츠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였지만 더욱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데서 오는 긴장감과 역전의 짜릿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프로레슬링이 국내에서 인기를 잃은 이유 중 하나로 이미 승부가 결정된 연기와 가깝다는 것을 꼽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프로스포츠가 보급된 1980년대 이후 ‘프로’가 가지는 의미는 남들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에 돈을 받는 사람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프로의 의미는 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때로는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들에 대한 신뢰가 깨졌을 때 각 협회가 가한 처벌은 강력하다. 영구제명을 통해 다시는 그 분야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승부조작은 그러나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잘못으로 치부해버릴 수 없는 문제다. 프로스포츠를 응원하는 팬들이 시청하는 경기가 조작되지 않은 ‘진짜’ 경기라는 신뢰를 잃는다면 프로스포츠의 인기가 식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돈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 승패가 이미 결정돼버린 경기라면 대중들은 사회에서 느낀 무력감을 또 한 번 느끼게 될 뿐이다.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승부조작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사설 도박업을 근절해야하며 선수와 감독 등을 유혹하는 브로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한다. 그리고 애초에 프로스포츠의 경기를 오락이 아닌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기는 일부 대중의 몰지각한 행태를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프로스포츠가 도입된 배경에는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순수한 의도로 생겨나지 않았다고 해서 프로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정까지 불순한 것으로 여길 수는 없다. 오히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창구로서, 전력 상 우위에 있는 팀을 투혼으로 기어코 이기는 모습을 바라보며 느끼는 공감의 대상으로서 프로스포츠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승부조작이 아닌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프로스포츠가 어서 제자리를 찾아야할 이유다.


문광호 기자(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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