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32만 1,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의 27만 1,000원에 비해 19%나 상승한 수치이며 초·중·고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 24만원을 상회한다.

조사 결과에서 보듯 대학생 사교육은 하나의 사회 풍조가 됐다. 노량진, 강남, 신촌 일대에는 각종 고등고시나 자격증 시험 준비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들이 즐비하다. 월 50만원에 달하는 비싼 회비에도 불구하고 신촌의 M학원 앞은 수업을 듣기 위한 대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고등학생들이 주요 고객이던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 시장 역시 타깃층을 대학생으로 옮기고 있다.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이 학원으로 향하는 이유는 학교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장은희 씨는 “수업 진도가 빠른 데다 교수님이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시는 부분이 많아서 예습·복습을 해도 수업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원하는 학점을 받으려면 인강을 들어야 한다”며 경제 관련 인강을 수강하는 이유를 밝혔다. 종로의 H학원에서 주 5회 수업을 듣는 건축학과 학생 이수호 씨는 “단기간에 영어성적을 향상시키고 싶은데 학교 수업은 공인 영어시험 대비와는 거리가 있다. 학교에서는 주 3시간 영어 수업을 듣는데 이는 너무 짧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사교육에 대한 대학생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이수호 씨는 “학점, 자격증, 공인 영어성적 등의 스펙은 취업과 직결되는 문제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필요에 따라 사교육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사교육을 전혀 이용하지 않는 임주희 씨는 “학원에서 주입식으로 배운 공부가 스스로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의문이다. 비싼 등록금에 사교육비까지 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며 사교육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한편 대학 교육의 일선에 서 있는 교수들의 생각도 다양하다. 교수 A씨는 “사교육과 공교육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느냐는 개인의 자유다. 충분히 사교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며 대학생 사교육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교수 B씨는 “사교육 때문에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열의가 없다”며 “대학생이 돼서도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는 사회를 기성세대들이 만든 것 같아 미안하다.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대학교육으로만 기를 수 있는 소양에 대해 재고해 봐야 한다”며 사교육으로 채울 수 없는 대학 교육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글_ 강민지 수습기자 raina_k@uos.ac.kr
사진_ 메가스터디 홈페이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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