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택(스포츠과학과 교수)
운동 마니아들은 농담반진담반으로 “인생은 운동이다”라고 한다. 태아도 엄마 뱃속에서 발차기와 헤엄 등 삶을 위한 움직임을 한다. 그리고 눈을 뜨나 감으나 멈출 수 없는 것이 숨쉬기다. 운동은 삶을 위한 본능적 욕구다. 규칙적 운동의 생리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효과는 중학교 체육의 주요 주제로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운동의 멋과 맛은 모든 것을 잊고 운동에 집중하는 긴장과 몰입이다. 운동은 체력단련이나 여가선용뿐만 아니라 팍팍한 삶에서 오는 불안과 분노 그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활력소다. 분명히 운동은 무병장수를 위한 보약이고 만병통치약이다.

세상은 변한다. 변화는 발전이고 진화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운동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재테크 못지 않게 건강테크나 헬스테크가 강조되고 몸짱, 식스팩 등의 몸매 관련 용어가 보편화 되었다. 체력도 운동체력, 건강체력, 직업체력, 기능체력 등으로 세분화 되고 개인별 맞춤형 체력관리가 강조되는 시대다. 운동부족은 ‘운동부족증’이라는 질병으로 간주된다. 암보다 무서운 비만은 개인적 문제 뿐 아니라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선진국에서는 ‘살과의 전쟁’이 선포된지 오래이다. 미국의 'Health People 2000'이나 우리의 '국민체력 100' 그리고 '9988 프로젝트'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건강운동 정책이다.

운동을 알고, 좋아하고, 즐기면 얼마나 좋을까? 불행히도, 알면서 행하지 않고 비뚤어진 눈으로 운동을 보는 잘못된 운동문화가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 체육은 ‘아나공’으로 폄하되고 운동은 부질없고 비생산적인 놀음으로 치부된다. 학생들은 턱걸이 하나는 고사하고 10초도 매달리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운동장 달리기는 체벌로 생각한다. 연예프로그램 정보에는 해박하면서도 제 몸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체력진단이나 체력운동의 기본 정보인 BMI, 체지방율, 최대심박수 등은 남의 얘기다. 학생들이 한 번이라도 자신의 두 팔과 두 다리의 진정한 힘을 느껴보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주먹만한 심장이 낮과 밤을 쉬지 않고 뛰는 이유를 곱씹어 봤는지 묻고 싶다.

대학의 중요한 책무는 건강한 지성인, 나아가 미래 지도자의 육성이다. 智, 德, 體 라는 지도자 덕목 중에서 體는 건강한 몸과 마음이다. 그리고 선인들이 강조하는 ‘호연지기’나 ‘온유온후’도 건강한 신체와 무관하지 않다. 존 로크도 ‘교육론’에서 건강한 신체의 교육을 최우선으로 하였다. 지도자의 건강은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와 국가의 자산이다. 무엇보다도 젊었을 때 건강이 평생을 좌우한다. 건강은 외부 환경과 생활습관이 후손에게 전해지는 ‘후성유전’이다. 그러므로 대학생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체력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의 운영은 대학의 소명이다. 건강한 미래의 지도자를 위한 개인별 맞춤형체력관리는 중요한 프로그램이고 이를 위한 내실 있는 교양체육과 누구나 쉽게 활용 가능한 운동시설의 확충도 수반돼야 한다. ‘운동 소양’은 수신과 수양을 위한 대학생의 기본 자질이다. 운동해야 건강하고, 건강해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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