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56% , 일주일에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 ‘30분 미만’
“아버지 사랑에 보답하고 싶은데 실천하기 힘들어요”


일하기 바쁜 아버지, 아이가 커갈수록 소외되는 아버지.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는 이러한 이 시대의 아버지상을 화두로 던지고 여행을 통해 이를 개선해보고자 한다. 처음에는 엄마만 찾던 아이들이 점차 아빠와 친해지고, 아이를 어떻게 다뤄야할지 모르던 아빠들도 이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놀아줄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대학 학우들은 아버지와 얼마큼 소통하고 있으며 학우들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일까?

 

소통 시간 및 대화의 깊이 부족

우리대학 학우들의 아버지와의 소통은 매우 부족했다. 일주일에 아버지와 몇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느냐는 질문에 ‘15분 미만’이라는 답변이 34.8%로 가장 많았다. ‘15분 이상~30분 미만’과 ‘30분 이상~60분 미만’은 각각 21.6%, 20.9%였다. ‘3시간 이상’이라는 답변은 7%에 그쳤다. 한편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대화 시간이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 자취 등의 이유로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지 않은 학우들의 54.5%가 아버지와 15분 미만으로 대화를 나눈다고 응답했고 아버지와 함께 사는 학우들 중에 같은 답변을 한 경우는 15%에 그쳤다. 

대화의 깊이 역시 매우 얕았다. 아버지와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는 질문에 43.2%가 ‘가벼운 일상대화’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조언 등 구체적인 일상대화’가 30.4%를 차지했고, ‘인사와 같은 형식적인 대화’도 16. 5%로 다소 높았다. ‘고민 상담과 깊은 내용의 대화’는 15.4%였고, ‘숨김없이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답변은 6.2%로 가장 낮았다. 한편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아버지가 더 말을 많이 한다는 응답이 30.8%로 내가 더 말을 많이 한다는 응답(8.3%)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장국영(국어국문 11)씨는 “아버지가 주로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들을 해주신다. 하지만 나는 딱히 할 이야기가 없어 듣는 편”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와 친하지 않은 이유, 세대차이

한편 아버지와의 친밀도를 묻는 답변에는 51.3%가 친한 편이라고 답했다. 친하지 않다는 답변을 한 학우들은 18.3%였다. 그 이유로는 ‘내가 살갑지 못해서’라는 답변이 22. 4%로 가장 높았다. ‘가치관 대립 및 성격 차이 때문에(19.2%)’와 ‘아버지가 어려워서(17 .3%)’가 그 뒤를 이었다. 황지현(경영 12)씨는 “아버지가 일 때문에 바쁘셔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내가 대학에 들어온 이후에는 서로 생활 패턴이 달라서 더욱 멀어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자녀들이 아버지와 멀어져가는 이유에 대해 학생상담센터 박경옥 상담원은 “세대차이가 이전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부모들이 자녀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자녀들은 부모들을 답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라며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서로의 공통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낚시를 같이 가거나 야구 경기를 보러가는 등의 경험을 공유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은 것부터 부모님께 표현해보기

대부분의 학우들이 아버지를 멘토, 조력자, 버팀목 등으로 표현했다. 조원우(도시행정 12)씨는 “나에게 아버지는 등대 같은 존재다. 뭘 해야 할지 막막할 때마다 아버지께서는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셨다. 그런 아버지께 평생 감사하며 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학우들이 아버지께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지만 이를 잘 표현하지는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부모님 사랑에 보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1.7%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알지만 실천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금은 여력이 없으니 나중에 보답해드릴 것이다’라는 응답이 21.6%로 그 뒤를 이었다.

김태현(경제 10)씨는 “일단 지금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부모님 보시기에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중에 취업을 하게 되면 여행과 같이 부모님께서 많이 못해보신 것들을 경험시켜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옥 상담사는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바라는 공부를 잘하는 것 등은 모두 자녀를 위한 것이다. 물론 부모님이 원하시는 자녀가 됨으로서 기쁨을 드릴 수 있겠지만, 진정한 보답이라고 할 순 없는 것 같다”며 “하루에 전화 한 통, 편지 쓰기 등 학생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부모님을 위한 사랑 표현들을 실천해보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장누리 기자 hellonoory@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