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어김없이 축제가 다가왔다. 작년에도 그리고 올해도 기사작성을 일찍 끝내고 축제를 즐기러 나가야겠다는 생각도 잠시, 여전히 난 새벽 다섯 시까지 기사를 썼다. 

이번 취재는 조금 촉박했던지라 마감일까지 취재가 진행됐다. 취재를 다 마치니 7시. 그때부터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신문사 뒤편에 자리 잡은 중앙무대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신나는 음악은 계속해서 날 유혹했다. 내 안에 있는 천사와 악마는 끊임없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였던지라 꾹 참고 기사를 계속 썼다.

마침내 노브레인이 학교에 왔지만 여전히 난 기사를 쓰고 있었다. 기사를 다 쓴 동료기자들은 노브레인을 향해 달려갔다. 물론 그들에겐 아직 기사 검토 과정이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기사를 다 썼다는 홀가분함에 그들은 모두 신나서 밖으로 나간 것이다. 결국 내 주변에는 기자 3~4명만이 남아있었다.

‘나도 기사를 얼른 다 쓰고 밖에 나가 놀아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노브레인의 무대는 끝이 났다. 결국 올해 축제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싶어 서글퍼지려는 순간 내 눈에는 다함께 열심히 남아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동료 기자들이 보였다. 한 기자는 축제 내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를 찍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며, 다른 기자는 과제와 마감이 겹쳐 밤 내내 울상을 짓고 있었다.
그 순간 ‘어쨌든 신문은 나온다’라는 한 선배의 말이 머리를 ‘쾅’하고 때렸다. 축제가 아무리 유혹해도, 몸이 아무리 고단해도, 과제가 아무리 힘들게 해도 우리는 어쨌든 신문이 나오는 데에 모두 책임감을 갖고 기사를 쓰는 데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매번 양질의 신문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취재를 하고 글을 쓰는 기자들을 보며 나 역시 매번 위안을 얻고 있다.

내년에도 축제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기자들의 수고 역시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기자들의 수고와 신문의 질은 비례할 것이다. 다음 축제에는 다 같이 일을 일찍 끝내고 함께 주점에서 술을 마시며 서로를 격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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