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3일간 진행된 대동제, 그 열기는 뜨거웠다. 특히 이번 축제는 슈퍼스타 UOS, 돌+I 콘테스트, CUCA대동제 LOL 게임 대회 등 학우들의 끼와 재치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각종 프로그램에서 1등을 거머쥔 그들은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서울시립대신문사가 이들을 만나 즐거웠던 그들의 우승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Mother, Father, Gentleman!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무대로 뛰쳐나왔다. 싸이의 ‘젠틀맨’에 맞춰 무대 위의 사람들이 역동적인 춤을 추자 관객들은 함성을 질렀다. 열광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53기 ROTC 팀’은 ‘슈퍼스타 UOS’ 결선에서 영광의 1등을 차지했다. ROTC가 지닌 딱딱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나왔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53기 ROTC 팀은 곽철민(경영 11), 김도형(도공 11), 김준현(화학공학 11), 박웅찬(환경공학 11), 박재권(물리 11)으로 구성된 ROTC 53기 후보생 댄스 그룹이다. ROTC 학생들은 48기부터 기수별로 지속적으로 참여했다. 박웅찬 씨는 “아직도 ROTC는 학우들에게 대학생이라기보다 군인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라며 자신들의 인식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ROTC 팀은 홍보보다는 학군단의 딱딱한 느낌을 없애고 자신들도 축제를 즐기는 대학생임을 알리기 위해 매년 기수별로 참가했다고 한다.

▲ ‘돌+I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주훈(국사 13, 왼쪽 위)씨와 그외 참가자들의 모습
ROTC 팀은 매 기수마다 우리대학 가요제에 여러 번 도전했으나 매번 고배를 마셨다. 이번 53기 ROTC 팀은 이러한 선례를 극복하기 위해 주위로부터 많은 조언을 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김준현 씨는 “팀원 모두 과제나 약속 때문에 일정을 맞추기 힘들어 오후 8시부터 새벽까지 안무 연습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학군단 건물의 거울이 작아 학생회관 2층에서 연습하기도 했다. 연습을 하던 중에 서로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었지만 리더인 곽철민씨가 팀원들을 조율해서 큰 갈등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박웅찬 씨는 “1차 예선까지 인피니트의 ‘남자가 사랑할 때’를 췄어요. 결승에서는 후보생 동기 전체가 즐길 수 있도록 싸이의 ‘젠틀맨’을 추가했습니다. 반응은 최고였어요”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53기 ROTC 팀은 1차, 2차 예선을 넘어 최종 결선 무대에 왔다. 김준현 씨는 “무대 계단을 올라갈 때 굉장히 떨렸어요. 하지만 관객들이 웃으면서 박수로 화답해줘서 이를 극복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14명의 동기 후보생들이 올라와서 무대를 신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53기 ROTC 팀의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서는 특별한 이벤트가 벌어졌다. 박웅찬 씨는 “박재권 학우가 긴장된 상태로 춤을 추다 넘어졌죠. 그걸 보고 사회자 분이 박재권 학우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여자친구가 있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마침 그 자리에 결선 당일 300일을 맞은 박재권 학우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관객들의 요청에 여자친구가 무대로 올라왔고 열렬한 환호와 함께 박재권 학우와 여자친구가 뽀뽀를 했습니다”며 모두가 함께한 즐거운 공연임을 알려줬다.

53기 ROTC 팀은 이번 슈퍼스타 UOS를 통해 많은 경험을 얻었고 기회가 된다면 팀원들과 함께 다른 무대에도 서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웅찬 씨는 “솔직히 저희도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였고 저같은 경우에는 매일 연구실에만 있다가 무대에서 뛰어 놀 수 있어 정말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김준현 씨는 “안무를 점검해주신 한준형(건축공학 10) 선배와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무대에 올라온 53기 후보생 동기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공연을 준비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돌+I 콘테스트가 끝난 지 하루 뒤인 지난 24일, 콘테스트 우승자 서주훈(국사 13)씨는 짧게 깎인 자신의 머리를 모자로 가리며 나타났다.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모자를 벗으니 그의 밤톨 같은 머리가 드러났다. 그는 자신을 ‘시립대의 흔한 학생’이라고 표현했다. 바리깡으로 머리를 밀고 구두약을 얼굴에 바르고, 간장을 머리에 부은 그에게 나온 말이다. 자신도 멋쩍은지 그는 연신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의 평소 모습부터 돌+I 최강자가 되기까지… 청춘의 패기를 보여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돌+I 콘테스트에 출연한 이유를 묻자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동기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고 말했다. 평소 그의 술버릇은 좀 독특하다. 그는 “학술답사 술자리에서 진탕 취해 제가 헤겔의 변증법적 사고와 비트겐슈타인과의 상관관계를 읊으며 1층에서 6층까지 20번을 넘게 돌아다녔다고 해요. 저는 평소 철학과 거리가 먼데 말이죠. 물론 저는 기억이 나지 않는 일이지만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 ‘슈퍼스타 UOS’우승자인 ROTC팀이 ‘젠틀맨’에 맞춰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예선에서 그는 ‘먹방’을 컨셉으로 햄버거의 간이 맞지 않다며 겨자와 와사비를 뿌려 먹고 콜라 대신 얼음 담긴 간장을 마셨다. 그는 예선 중 쟁쟁한 경쟁자들을 보고 우승은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여중생 교복을 입은 변태 컨셉의 참가자를 보고 살짝 긴장을 했어요. 심지어 결선에서 그 분은 저에게 뽀뽀를 하기도 했죠. 그 분을 보며 우승은 단념했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기지는 결선에서 발휘됐다. 그는 결선이 시작되자 머리를 바리깡으로 깎으며 익살스런 표정을 관객에게 보여줬다. 그 후 현장에서 즉석으로 아이템을 뽑아 자신을 보여주는 단계에서 그는 구두약과 물총을 뽑았다. 그 후 그는 구두약을 바른 솔로 몸을 닦고 직접 준비한 간장을 머리에 탈탈 들이부었다. 그렇게 그는 돌+I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했다. 그는 “우승할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MC가 1등으로 제 이름을 호명했을 때 매우 놀랐고 한편으로 기뻤어요. 축제기획단장님이 직접 왕관과 챔피언 벨트를 하사해 주셨죠”라고 말했다.

콘테스트를 마친 지 하루가 지났지만 그는 자신의 모습에 적응되지 않아보였다. 머리를 깎은 뒤 주위의 반응은 어땠냐는 질문에 “마침 오늘 기숙사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제 강렬한 인상을 보고 흠칫 놀라더라고요. 또한 동기들이 저보고 궁예 같다면서 궁예 흉내를 내보라고 시키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자칫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주위에 반응에도 그는 넉살 좋게 웃기만 했다. 그는 “저는 지극히 정상인입니다. 저는 항상 머리를 단정히 깎고 비누와 샴푸를 이용해 정상적으로 샤워를 해요”라며 수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돌+I 콘테스트를 통해 우리에게 웃음을 주고 신입생의 패기와 열정을 보여준 서주훈 씨.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청춘의 광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League of Legend(이하 LOL)는 현재 명실상부 최고 인기 게임이다. 이번 우리대학 컴퓨터 동아리인 CUCA에서 주최한 대동제 LOL 대회는 그야말로 고수들의 열전이었다. 영예의 1등을 거머쥔 팀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야 쟤 던진다 던져” “미드지켜 미드!” 결승전이 진행되는 무대 위에서 팀장이 헤드셋을 끼고 긴장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각 팀원들은 일사분란하게 지시를 따라 플레이를 진행했다. 긴장되던 마지막 경기에서 약 40분이 흐른 뒤 우승팀이 결정됐다. T-FLIPFLOP 팀이다. 주인공은 이성동(전전컴12), 장승준(전전컴12), 이규호(전전컴12), 임경현(전전컴12)씨와 윤현식(경제 10)씨다.

그들은 이번 승리의 비결로 ‘조합의 승리’를 꼽았다. 3판 2선승제였던 결승에서 처음 두 경기는 1:1로 박빙이었다. 그들은 마지막 경기 직전 어떻게 게임을 운영해야할지 작전을 세웠고 각 전선(戰線)별로 적절한 챔프(게임 속 캐릭터)를 배치했다. LOL은 개인의 역량보다 같은 팀 5명의 팀워크가 더 중요한 게임인 만큼 챔프의 조합이 매우 중요하다. ‘자르반4세’, ‘다이애나’, ‘초가스’, ‘니달리’, ‘이즈리얼’의 다섯 챔프를 선택한 T-FLIPFLOP 팀은 한 쪽 전선에서 상대방을 교란시킨 뒤 재빨리 주 전선에 합류해 공격하는 전략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윤현식 씨는 “자기가 잘하는 챔프를 모아보니 우연히 조합까지 좋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결승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팀의 챔프인 ‘애니비아’와 ‘럼블’이 약점이라 파악해 집중 공략했다.

▲ 롤대회 우승팀 ‘T-FLIPFLOP’이 승리의 브이를 그리고 있다.
우승팀의 챔프들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 챔프는 빠른 속도와 상대에게 핵폭탄급 타격을 가하는 창던지기로 유명한 ‘니달리’였다. ‘니달리’를 플레이한 이규호 씨는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 이번 대회에서 MVP에 선발됐다. 이규호 씨의 랭킹은 ‘플래티넘’인데, 이는 LOL 전국순위 2%안에 드는 수준의 랭킹이다. 팀장인 이성동 씨는 “규호는 니달리를 정말 잘 운영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이 ‘규달리’에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규호 씨는 “한국에 LOL이 들어오기 전부터 미국서버를 이용해 LOL을 했어요. 고3 때 2달 동안 최고 레벨을 찍었습니다. 작년 여름방학 때 정말 열심히 했는데 하루는 20시간 동안 할 때도 있었어요”라며 게임 매니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성동씨는 “평소에 즐겨하는 게임으로 우승해서 기뻐요 첫 경기랑 두 번째 경기 때 야외에서 게임을 해서 모니터가 잘 안 보였는데 다음에는 더 좋은 환경에서 게임했으면 좋겠어요”라고 경기를 끝낸 소감을 말했다. LOL대회 우승 상금 30만원으로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임경현 씨는“친한 친구들에게 한턱 쏘고 싶어요”라며 즐겁게 웃었다.


글·사진_ 김주영 기자 kjoo0e@uos.ac.kr
서주훈 수습기자 joohoon5@uos.ac.kr
이철규 기자 27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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