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관목들이 심어지고 텃밭이 조성된다. 최근 우리대학에서 추진 중인 친환경·녹색 캠퍼스 사업으로 인한 변화다. 학교를 푸르게 꾸미는 것도 좋지만 학생들이 직접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지난달 30일 〈인간과 환경〉을 가르치는 서동천 교수는 지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정하고 이를 지킨 후 보고서로 제출하라는 과제를 냈다. 그 결과 10개가 넘는 조에서 자신들만의 특별한 노력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립대신문사는 그들의 에코라이프를 신문에 실어 다른 학우들과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서울시립대신문사는 서동천 교수의 자문을 구해 우수작 하나를 선발했다. 이 지면에서는 우수작으로 뽑힌 ‘생활남, 짐승남, 초식남의 에코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인간과 환경> 수업에서 제시해준 에코라이프(Eco-life) 과제를 계기로 일곱 남자들이 환경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천했다. 에코라이프란 일상에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에너지나 수자원 등을 아끼거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삶을 의미한다. 에코라이프 임무를 부여받은 ‘남탕조’의 일곱 남자들. 전기를 아끼거나 식물을 기르는 것 등 각양각색의 환경남들의 에코라이프를 2주간 밀착 취재했다.


 
돈도 아끼고 환경도 지키고!

경제 관념이 투철한 윤용기, 이명균, 윤하영, 이건재 학우는 돈도 아끼고 환경도 생각하는 생활남 스타일이다. 윤용기 씨는 ‘플러그 뽑기’를 실천했다. 대방동 남도 학숙에 산다는 윤용기 씨는 3개의 콘센트가 있는 멀티탭을 사용하고 있는데 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충전하는 데 사용했다. 윤용기 씨는 플러그 뽑기가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고 향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에코라이프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타지 않기 등에 비해 수고롭지 않다고 했다. 윤용기 씨는 함께 방을 쓰는 룸메이트를 에코라이프에 동참시켰다. 방을 비울 때 항상 플러그를 확인하고 뽑는 활동을 진행했다. 윤용기 씨는 “플러그를 뽑는 에코라이프는 어떤 활동보다도 사소하지만 가장 실천하기 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조금만 신경 쓰면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라며 플러그 뽑기가 쉽고 효과적인 에코라이프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이명균 씨는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실천했다. 이명균 씨는 평소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기 위해 종이컵을 자주 사용했고 주말에는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 먹어 일회용 젓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었다. 이명균 씨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일회용품을 자주 사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1년 동안 국내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이 120억 개, 일회용 젓가락은 25억 개라고 합니다. 이 두 가지만 사용을 줄여도 한 해 수천 그루의 나무들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는 누구든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코라이프이기 때문에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나섰다. 그는 머그컵에 커피를 담아 마시고 배달음식 주문 시 젓가락을 빼 달라고 요청하는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이명균 씨는 “담뱃갑 앞에 흡연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문구와 그림이 있듯이 일회용품에도 이러한 경고 문구를 사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도록 유도해야 합니다”라며 참신한 사회시책을 내놓았다.

 
윤하영 씨는 ‘컵라면 먹지 않기’를 실천했다.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은 윤하영 씨는 식당이 열리지 않는 밤늦은 시간이나 주말에 주로 컵라면을 먹는다고 한다. 그는 일주일에 7개 정도 컵라면을 소비했다. 어느덧 주식으로 자리 잡은 컵라면을 끊기란 힘든 일. 특히 에코라이프를 실천하던 중 비가 올 때 컵라면을 먹고 싶은 강렬한 욕구에 사로잡혀 위기를 맞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잘 견뎌냈다. 윤하영 씨는 “컵라면 용기는 라면 국물이 스며들어 재활용이 쉽지 않은데 편의성 때문에 소비량은 많습니다”라며 “컵라면 1개당 CO₂를 10g 정도 발생시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주일에 한 개의 컵라면만 소비해도 거의 1천만 그루의 소나무를 없애버리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라며 에코라이프 실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윤하영 씨는 컵라면 용기 사용량을 줄이기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이를 생산하는 회사에 친환경적인 활동을 유도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예를 들어 컵라면을 만들면서 생기는 환경적 유해요소를 정량적으로 따져서 그에 따른 세금을 부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건재 씨는 평소 토마토 주스를 좋아해 페트병 소비량이 많았다. 그는 평균 작은 페트병 2개, 큰 페트병 1개를 일주일 만에 소비했다. 이건재 씨는 에코라이프로 ‘페트병 사용하지 않기’를 실천했다. 재활용이 용이한 유리 제품을 이용하고, 술이 취한 와중에도 페트병에 담긴 맥주보다는 병맥주를 먹는 정신력을 발휘했다. 이건재 씨는 페트병이 6단계를 거쳐 재활용될 수 있으나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아 재활용률이 매우 낮다고 말한다. 그는 “페트병은 석유로 만들어지는데 페트병 500ml짜리 한 개당 0.164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이 양은 소형차 한 대가 1.4km 정도 주행할 때 발생하는 양과 같습니다. 한 개만 줄이더라도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덜 배출됩니다”라며 페트병 사용 자제가 에코라이프를 실천하는 데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페트병의 두께를 줄이는 정책을 통해 비용도 절감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하며 사회적인 실천방안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리는 몸으로 때운다!

이명환, 이기선은 짐승남 스타일이다. 타고난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에코라이프를 실천하는 두 사람. 이명환 씨는 타고난 위장의 힘으로 ‘잔반 남기지 않기’를 실천했다. 평소 주 요리와 함께 나오는 샐러드나 반찬을 남기던 이명환 씨는 주 요리를 적게 받고 주변요리를 남기지 않는 등의 노력으로 습관을 개선해나갔다. 너무 배가 불러  먹기 힘든 적도 있었지만, 타고난 위장의 힘으로 잔반을 남기지 않는데 성공했다. 이명환 씨는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양이 한 해 18조 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의 65%가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심지어 전 세계 음식의 1/3은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고, 이 쓰레기들을 처분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잔반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그에 따른 처리비용도 확연하게 줄어들 것입니다”라며 자신의 에코라이프 실천을 강조했다.

이기선 씨는 ‘남자는 허벅지’라는 진리를 ‘엘리베이터 사용 안하기’로 실천했다. 자취방이 5층, 대전의 집은 10층에 위치한 이기선 씨. 평소 고층에 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많이 이용하는 이기선 씨는 에코라이프 실천 도중 3박 4일간 대전의 본가에 내려가게 되는 바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이기선 씨는 “계단을 이용하면 우선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한 층을 계단으로 올라갈 때 마다 7kcal의 소비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엘리베이터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아 혼잡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아도 되니 좋습니다”라며 이 에코라이프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기선 씨는 특정 층 운행 금지, 엘리베이터 운행시간 조정, 홀수와 짝수 층 엘리베이터 별도 운영, 계단이용 홍보 등을 통해 사회적으로 엘리베이터 사용량을 줄일 것을 주장했다.

▲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엘리베이터 안 타기를 실천한 이기선 씨, 화초 기르기를 한 이동석 씨, 플러그 뽑기를 생활화한 윤용기 씨, 먹고 싶은 컵라면을 참고 있는 윤하영 씨, 페트병 사용을 자제하려고 노력하는 이건재 씨의 모습.

 
조용조용 많이!

이동석 씨는 ‘화초 기르기’를 실천하기로 했다. 현재 가장 큰 이슈가 되는 지구온난화 문제에 직접 다가가고 싶다는 이유였다. 이동석 씨는 화초 기르기가 실내 공기를 개선할 수 있어 비염으로 고생하는 본인에게 좋은 에코라이프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다는 점도 화초 기르기의 장점으로 제시했다. 이동석 씨는 화초에 별도의 영양분을 주기 위해 비료를 사기보다는 쌀 씻은 물을 주 2회 정도 줌으로써 물을 아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이동석 씨는 “화초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화초에 물을 주는 수고로움 하나로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작은 화초 하나만 길러도 실내 공기가 좋아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학교는 기존의 1년 키우고 버리는 식의 화초 기르기를 지양하고 책임감 있게 생명을 길러야 합니다.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수십억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하고 아이들 정서발달에도 기여할 것입니다”라며 화초 기르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주 동안 에코라이프를 실천한 7명의 남자들. 그들은 일상 속에서 각자 약속한 에코라이프를 실천하면서 2주 동안 전기 15.53kWh, 물 4.8톤, 나무 3그루를 절약했고 CO2 10. 272kg을 감량했다. 에코라이프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힘들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이를 실천하기는 어려웠다던 그들이 2주 후에는 상당히 달라져있었다. 그들은 처음 시작은 낯설었지만 조금씩 실천하면서 환경을 지키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도 많은 이점을 준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번 계기로 지속적으로 에코라이프를 실천할 것을 다짐한 일곱 남자들. 이들은 서로 다른 실천을 하지만 공통점은 분명 있다. 바로 환경을 사랑하고 지킨다는 것. 언젠가 ‘환경남’이 대세가 될 그 날을 기다려본다.

‘남탕조’ 조원 : 윤용기(경영 13), 윤하영(토목공학 07), 이건재(전전컴 13),
이기선(경영 13), 이동석(철학 13), 이명균(토목공학 08), 이명환(경영 13)


글_ 이동석(철학 13)
사진_ ‘남탕조’ 제공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