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 김상욱 홍보이사 인터뷰

 
Q. 정신과에서는 정신병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A. 정신병은 다른 병들처럼 양성반응 검사를 해서 명확히 판별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떤 증상이 정신병인지를 규정하기가 상당히 모호해요.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손을 씻고 한 번 입은 옷은 절대 못 만지더라도 회사에서 부장을 하고 있고 대인관계가 좋으면 병으로 안 봐요.

Q. 요즘 대학생들은 어떤 문제로 정신과를 많이 찾아오나요?
A. 스트레스 관련 질환으로 많이 찾아와요. 우리 사회 분위기가 대학생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죠. 스트레스를 주는 원인으로는 취업, 학업, 이성문제, 가족문제가 가장 많다고 볼 수 있어요.

Q. 현재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A.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 현재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상당히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대학생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건강한 성격에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는 대학생이 상당히 힘겹게 현실을 버텨낼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정신과를 찾아오는 대학생들은 어떤 증상을 호소하며 찾아오나요?
A.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이유는 우울해서입니다. 우울함의 양상은 ‘기운 없어요’, ‘잠이 안 와요’, ‘죽고 싶어요’, ‘답답해요’ 등 다양하게 나타나요. 다음으로는 스트레스 갈등에 관련된 신경증 환자들도 꽤 많죠. 두통, 어지럼증, 떨림, 호흡곤란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생기는 신체적 증상들을 해소하고자 많은 대학생들이 정신과를 찾아와요. 그 외에도 술과 게임 관련 문제로도 많이 찾아옵니다.

Q. 많은 대학생들이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지만 정신과를 찾아오길 두려워하고 있어요. 이런 두려움을 덜기 위해 정신과에서는 어떤 시도들을 하고 있나요?
A.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처음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러 올 때 질병코드 자체를 따로 부여한다는 거죠. 질병코드란 의무기록자료 및 사망원인통계조사 등 질병이환 및 사망 자료를 그 성질의 유사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한 것이에요. 원래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 F코드를 부여했어요. F코드 중에는 자살사고, 위해, 자해 등의 항목이 포함돼 있죠. 하지만 불면증 해소를 위해 정신과를 찾았다고 해서 F코드를 부여받는 건 억울하잖아요. 그래서 질병코드 중 Z코드가 새로 마련된 것입니다. Z코드는 일반적인 상담이라고만 기록이 남겨지게 되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남겨지지 않아요. 따라서 정신과에 한 번 왔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는 거죠.

Q. 또 다른 시도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정신과에 와서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보험회사가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현재 법적인 제재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에요. 사실 암보험에 가입하는데 불면증으로 인해 신경정신과를 찾은 사실이 왜 문제가 되어야 하나요? 잠을 못자면 스트레스가 많아서 암이 걸리나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얘기들이에요. 아직 법적인 제재장치가 마련되진 않았지만 현재 저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에서 이러한 차별을 두는 보험회사들에 대해 법적 고발을 하고 있어요. 이런 시도들을 통해 정신과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있습니다.

Q.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먼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향을 지니려고 노력해야 돼요. 긍정적으로 뭔가를 해결해보려는 사고를 항상 하려고 시도하란 얘기죠. 또한 옆에 좋은 말을 해주는 친구를 두세요. 친구가 아니면 동생, 가족도 괜찮고요. 자기의 마음 상태를 헤아려주는 친구가 있으면 굉장히 의지가 돼요. 대화를 통해서 서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니까 대학생들이 건강한 정신생활을 유지하는데 좋아요. 또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유지된다잖아요.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취미활동에도 몰두해보세요. 몸을 움직이는 취미면 더욱 좋고요. 마지막으로 식습관을 건강히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해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세요.

Q. 현재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방법을 통해 건강한 정신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A. 먼저 좋은 친구, 긍정적인 결심, 사고의 전환 등 본인의 노력을 통해 극복하려고 해 보세요. 그러다가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기 어렵고 죽고 싶다는 나쁜 생각에 자주 빠지게 되면 그때는 주저 말고 정신과로 찾아오세요. 정신과를 찾아올 때는 자신이 부담할 수 있는 비용을 잘 고려해서 자신에게 맞는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가격 때문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거든요. 또한 정신과를 찾기 겁이 난다면 대학교 내에 위치해있는 상담소를 찾아가서 여러 검사를 받고 상담을 받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에요. 거기서 간단히 자신이 어떤 상태에 놓여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정신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돼요.

정리_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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