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신적인 어려움을 느낄 때 찾아갈 수 있는 곳으로 크게 두 곳이 있다. 바로 신경정신과의원과 전문 심리상담소다. 이 두 곳은 모두 사람의 정신적 문제를 다루지만 그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다. 신경정신과의원과 심리상담소는 근본적으로 각각 다른 영역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신경정신과의원에서는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환자를 진료하고 심리상담소에서는 임상심리사 혹은 상담심리사가 내담자를 맞이한다. 즉 사람의 정신적 문제를 의학적으로 접근하느냐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느냐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를 체험해보고자 우리대학 근처에 위치한 신경정신과의원과 우리대학 학생상담센터를 찾아가봤다.

 
먼저 찾은 곳은 신경정신과의원이었다.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접수를 한 뒤 진료를 받으러 원장실에 들어갔다. 의사는 요즘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환자가 답변을 마칠 때마다 의사는 개인적 소견과 분석을 덧붙여 말해줬다. 첫 진료에서는 환자가 7에서 8할 정도 이야기를 했고 그에 대한 의사의 답변으로 나머지 부분이 채워졌다. 다음 진료부터는 의사의 조언이 조금씩 늘었다.

상담은 전반적으로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찾는 데에 목적이 맞춰졌다. 의사는 환자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며 약물을 제안하는 등 환자가 겪는 정신적 어려움을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김영화 신경정신과 의사는 “각자의 심리 상태가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들의 균형을 깨트려 우울, 불안 강박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데 약은 이러한 신경전달물질들의 균형을 정상에 가깝게 변화시켜주기 때문에 그 증상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돼요. 약을 복용하는 기간 동안 그 증상이 조절되면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얻어 더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약물에 대해 설명했다.

학생상담센터는 교내 학생회관에 위치하고 있어 비교적 찾아가기 쉬웠다. 온라인으로 상담 신청을 하고 학생상담센터에 찾아갔다. 첫 질문은 신경정신과의원과 비슷했다. 상담사는 내담자에게 상담을 하러 온 계기와 요즘 힘든 부분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나 신경정신과의원과는 달리 상담의 9할 이상은 내담자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상담사는 가끔씩 내담자의 말에 공감을 해주면서 내담자가 좀 더 자신의 내면을 살피도록 상담을 이끌어갔다. 상담사는 내담자의 성장배경과 경험들을 짚어보며 내담자의 문제에 접근했다. 상담사는 신경정신과 의사와 마찬가지로 내담자의 정신적 문제의 원인 및 배경을 다양한 곳에서 찾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상담사는 신경정신과 의사와는 달리 내담자가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도록 조력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학생상담센터 남수현 상담사는 “상담심리학은 신경정신학과는 달리 한 사람의 정신적 문제를 진단하고 판단하지 않아요. 당연히 처방을 내릴 수도 없죠. 그러나 대부분의 정신적 어려움들은 상담만으로 충분히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약물치료가 병행되면 좋겠다고 판단될 경우 내담자에게 신경정신과의원에 찾아가보길 권유합니다”라고 말했다.

신경정신과의원과 학생상담센터에서 치료를 받아본 A양은 “병원과 학교라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가장 큰 차이죠. 처음 신경정신과의원에 갔을 땐 의사 가운을 보고 많이 긴장했죠. 학생상담센터는 친숙하고 편안한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병원이 조금 더 문제의 핵심에 집중적이고 빠르게 접근해 치료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반면 학생상담센터는 문제를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라며 그 차이점을 설명했다.

장누리 기자 hellonoory@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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