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시립대신문 김준태 기자인데요, 잠시 인터뷰 좀 부탁드립니다” “아, 죄송해요. 저희가 곧 수업에 들어가야 해서...” 서울시립대신문 기자가 된 후 처음 맡았던 일은 ‘각양각언’ 코너였다. ‘성년의 날을 맞은 기분’, ‘기억에 남는 은사님이 있다면’과 같은 가벼운 주제의 이야기를 짧게 나누는 것이지만 사진이 실린다는 점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인터뷰를 거부하기 일쑤였다. 이 때문일까 한동안 나는 취재 거부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이 생겼다.

기자생활 6개월째로 접어드는 지금, 인터뷰를 진행하면 할수록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조차도 길거리에서 진행하는 서명운동이나 설문조사를 부탁하는 사람들을 귀찮아하고 피하려고 한다. 그들도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상당히 귀찮고 때로는 용기도 필요한 일이지만, 인터뷰에 응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취재에 대한 공포심은 사라지고, 인터뷰에 응해준 사람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끊이지 않았다. ‘인터뷰 좀 부탁드릴게요’라는 부탁에 생각보다 많은 수의 ‘자원자’들이 몰려오기도 한다. 또 인터뷰 분량이 큰 기사에 같은 학과 같은 학번의 사람들이 몰려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빼야 할 때도 있다. 인터뷰 대상자가 거절하는 것이 아닌, 인터뷰를 부탁한 사람이 거절하는 ‘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전혀 다른 방향의 문제에 봉착했을 때 나는 나름의 괴로움을 느낀다. 기사를 써야 하는 우리야 인터뷰가 급하지만, 인터뷰의 대상이 된 학생들은 사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다. 그래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시간을 내줬지만, 이런 호의를 거절해야 하는 상황은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이런 난감한 기분을 피하고 싶지 않다. 보통 주변에서 ‘언론인은 독해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때로는 취재원들과 싸우기도 하고 뻔뻔해져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 대상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서 비롯된 ‘난감함’은 항상 잊지 않을 것이다.

김준태 기자 ensjfems@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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