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대화를 잘 하는 방법은 ‘잘 듣는 것에 있다’라는 말을 한다. 그 말을 들을 때면 당연한 이야기를 왜 하나 싶다가도 가끔 대화가 막혀 답답할 땐 잘 듣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곤 한다. 잘 듣는 것이 어려운 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말하는’ 두 사람이 만나면 피곤하다. 그렇다고 해서 한 사람만 잘 듣는 것도 좋은 대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듣는 쪽도 말하는 쪽도 언젠가는 지치기 때문이다. 관계의 진전이 있으려면 둘 다 잘 들어야한다. 잘 들어야 서로 이해하고 교감하면서 둘의 관계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

최근 교내 곳곳에 대자보가 붙여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기념품 매장 이전이지만 그 이면에는 작년부터 계속돼 온 공간조정 문제가 있었다. 공간조정 문제는 공간조정위원회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라는 학생회의 요구에서 시작됐다. 작년부터 이야기가 된 만큼 꽤 해묵은 논쟁이지만 이번 기념품 매장 이전이 특히 문제가 된 이유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학교 측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학 중이라 이야기가 잘 전달되지 않았다지만 애초에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확실히 마련했으면 될 일이었다.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그것이 결과로 잘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아쉬운 일로 남았다. 빠른 시일 내에 학교와 학생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듣고 해결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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