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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흑백논리를 넘어 하나로 HEDWIG and the Angry Inch
송동한 기자  |  sdh132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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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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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영어영문학과의 영어연극연구회인 EDRA(English Drama Research Association)는 지난 4일부터 나흘 간 뮤지컬 <헤드윅 앤 디 앵그리 인치(HEDWIG and the Angry Inch)>(이하 <헤드윅>)’를 자작마루에서 공연했다. 영어영문학과 류영균 교수는 EDRA 공연 안내서를 통해 “헤드윅은 이분법적 흑백논리와 사회적 편견의 극복을 다룬 뮤지컬”이라고 해설했다. 이 공연은 주인공이 우여곡절 끝에 싸구려 성전환수술을 받고 남자도 여자도 되지 못해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 공연의 주인공인 ‘헤드윅’ 역으로 더블캐스팅 돼 얼마 전 공연을 마친 오세영(영어영문 13)(이하 오)씨와 박재진(영어영문 08)(이하 박)씨를 만나봤다.

 

EDRA는 어떤 소모임인가요?
박 : 1980년에 영어영문학과 류영균 교수님이 발족해 30년을 넘게 이어져 온 전통 있는 소모임이죠. EDRA의 일원으로서 EDRA가 우리나라에서 영어연극을 하는 다른 동아리들 중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원래 EDRA 공연은 우리학과만의 축제 같은 느낌이 좀 있었죠. 제가 학교에 입학한 2008년도부터 많은 것들이 변했어요. 스텝들도 많이 뽑고, 자막도 넣고, 뮤지컬도 시작했죠. 그렇게 변해 지금은 EDRA가 다른 대학의 영어연극 관련 모임들보다는 예산도 더 나오고 규모도 크고 홍보도 많이 하고 있어요.
오 : 아직 잘 모르겠지만 선후배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는 정말 좋아요. 졸업한 선배들이 오셔서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세요. 연극도 연극이지만 그 외에도 얻을 게 참 많은 소모임이에요.

오세영 씨는 신입생이라 첫 무대고, 박재진 씨도 EDRA의 일을 도와왔지만 배우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인데요. 첫 무대, 어땠나요?
오 : 무대 위에서 긴장되진 않았는데 시작 전 등장을 위해 무대 뒤에서 기다릴 때 참 긴장됐어요. 또 무대 위에서 대사를 까먹었을 때도 당혹스러웠죠. 분명히 아는 대산데 기억이 안 나니까요. 그렇게 대사 실수를 하면 몇 줄 정도를 그냥 넘어가기도 했어요.
박 : 저는 첫 공연이라는 걸 별로 의식하진 않았어요. 원래 다른 소모임을 통해 무대에 서왔거든요. 그렇지만 여러 난관은 있었어요. 대사량도 많았지만 저와 연출자의 대본에 대한 이해가 달라서 그 차이를 맞춰가기가 힘들었어요. 물론 무대에서 대사를 까먹기도 했었죠. 그렇지만 7월 말부터 실전처럼 연습해 온 게 그런 상황들에 대처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이 뮤지컬은 애드리브(즉흥연기)가 많은 극이라고 들었어요. 혹시 기억에 남는 자신의 애드리브가 있다면?
오 : 저는 ‘북한산 아이폰’이 나오는 장면의 애드리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평범한 전화기를 들고 ‘북한산 아이폰’이라고 소개했어요. 유선 전화긴데 ‘이동 전화기’라고 강조하면서 그 전화기를 들고 ‘이동’하라며 여배우의 엉덩이를 세게 걷어차는 장면이었죠. 공연 전날 연습 도중에 전화기를 들고 있는 여배우가 안 움직이니까 엉덩이를 걷어찼어요. 보던 사람들은 웃음이 터지고 그 여배우는 ‘태어나서 남자에게 이렇게 세게 엉덩이를 맞아 본 것은 처음’이라며 황당해했죠. 이 애드립을 공연에서도 살린 거죠.
박 : 헤드윅이 여장남자라 가슴에 토마토를 넣어서 가슴에 볼륨을 줘요. 그 후 극 마지막에 헤드윅이 가슴 부분의 옷을 찢고 토마토를 터뜨리는 장면이 있어요. 그래서 가슴에 토마토를 넣고 무대 위에 올랐죠. 근데 앞에 계신 여성관객분께서 ‘You are so glamorous’라고 해 주셨어요. 근데 그 분의 몸이 전체적으로 더 글래머시더라고요. 그래서 ‘You too’라고 하며 웃었죠.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박 : 무대가 관객들 가운데로 이어져있고 헤드윅이 관객들 사이로 걸어나가는 장면도 많아서 공연 하나를 관객들과 같이 이끌어가는 느낌이 났어요. 그래서 관객들의 호응도 더 뜨거웠죠. 
오 : 맞아요. 특히 <Car wash>라는 곡을 부를 때 관객의 의자 팔걸이를 밟고 올라가 그 위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등 관객도 함께 공연을 이끌어 갔어요. 관객분들도 즐기셨죠.

   
▲ 지난 4일 자작마루에서 열린 공연에서 헤드윅이 온 몸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

 
준비과정에서 특히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오 : <Wig in a Box>라는 노래의 처음 몇 소절이 참 힘들었죠. 그 부분은 정말 조용한 상태에서 부르는 노랜데 마지막 연습 때까지 음이탈이 생겨서 힘들었어요.
박 : 저는 처음에는 여자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살을 좀 빼야 했어요. 한 5kg 정도 빼는 게 만만치 않았어요. 또 헤드윅이 여성캐릭터니까 겨드랑이나 다리 제모를 해야 했어요. 그때부터 좀 오기가 생겼죠. 이왕 민 거 열심히 해보자 싶어서.
오 : 저도 처음에 겨드랑이털을 제모할 때 고생을 많이 했어요. 털이 좀 거셌는지 제모기가 잘 안 들 정도였죠. 그 후에 계속 관리하기가 좀 힘들었죠.
박 : 이런 노출이나 제모가 처음에는 좀 신경쓰였는데 몇 번 정도 남 앞에서 공연하니까 많은 것들을 내려놓게 돼요.

특별히 고마웠던 팀원이 있다면?
박 : 무대감독을 맡았던 김주승(영어영문 12) 후배가 참 고마웠어요. 무대 꾸미느라 정말 수고를 많이 해줬거든요. 베를린 장벽 소품도 스티로폼 가져와서 일일이 색 입히고, 드럼도 가져오는 등 수고가 많았죠, 또 배우들 목을 보호한다고 배즙이나 목에 좋은 사탕도 챙겨줘서 참 고마웠어요.

나에게 헤드윅이란?
박 :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죠. <헤드윅>이 전하려는 화합의 메시지가 관객들에게도 전달됐지만 저에게도 절실히 전달됐어요. 처음에 좀 섣불리 뮤지컬을 시작한 감이 있지만 혼자 이 작품의 참뜻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도 해보고 관객들이랑 소통하면서 저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오 : 저의 올 여름 목표는 ‘헤드윅’이 되는 거였어요. 내가 헤드윅이 돼 공연을 올리기 위해 ‘헤드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헤드윅은 어떤 기분으로 이런 말을 했을까?’라는 고민을 하며 올 여름을 보냈죠. 또 공연을 하다 보니 내가 진짜 영어영문학과에 다니고 있구나 싶은 소속감이 들어 좋았어요.

다음으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오&박 : 이번에 여자 역할을 했으니 상남자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저희는 사실 상남자에요. 여학우분들 많은 관심 부탁해요.


사진·정리_ 송동한 기자 sdh132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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