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가해자로 몰린 남성 성폭력 피해자가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통해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발송인은 우리대학 학생인 정 모씨의 대리인입니다. 메일에는 우리대학 안에서 정 씨(남자)가 황 모씨(여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연이 담겨 있었습니다. 시립대 동기생인 정 씨와 황 씨가 2년 전 어떤 행사에 함께 참여했는데 황 씨가 강제로 정 씨의 무릎에 올라타고 몸을 포개면서 성관계를 요구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나 둘은 지금 더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정 씨와 황 씨가 서로 상대가 거짓말을 한다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학생은 <성폭력 피해자 지지모임>을 결성했습니다. 이들은 "가해자는 정 씨 측이다. 황 씨에게 음란물을 보게하며 성희롱을 했다"며 “가해자 측(정 씨측)은 피해자에 대한 거짓말과 악선전을 그만두고 사건 해결에 나서라”고 주장합니다. 한편, 정 씨 측은 재미있게도 여성인권운동가들이 돕고 있습니다. 이들은 “남성도 성폭력을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남자가 여자에게 당하는 성폭력을 믿으려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정 씨의 대리인 역시 여성인권운동가 중 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황 씨를 성폭력으로 고소하려했으나 성폭력으로 고소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나서 명예훼손으로 황 씨를 고소했다”고 밝힙니다. 지난달 30일 양측은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고 서로 확실한 증거를 갖고 다시 10월에 재판을 열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지난 해 겨울을 떠들썩하게 만든 ‘대학문화(서울시립대 교지)’ 성폭력 사건입니다.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철규 기자 27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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