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생활은 안전하십니까?”

지난 서울시립대신문 652호가 건넨 질문은 필자를 비롯한 이 시대 스마트폰 이용자의 가슴에 비수 아닌 비수를 꽂았다. ‘스마트폰’이 2013년 대학생에게 필수품이라면,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필수품이다. 사회 망 속의 인간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한 소통의 도구로 개발된 것이다. 이런 ‘소통의 도구’가 ‘범죄의 도구’ 혹은 ‘불쾌의 상징’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SNS로 인한 사회문제는 불행히도 우리 삶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고, 숨겨야만 하는 것까지 낱낱이 파헤치고 있어 더 심각하다. 기사에서 언급된 페이스북을 이용한 신종 범행, 무분별한 과거 이력 노출, 불쾌한 사진이나 동영상은 물론이고 자극적인 표현이나 정치적 선동 메시지, 심지어 포르노를 방불케 하는 선정적인 사진 등이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대다수의 SNS 이용자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 여겨짐에도 그 불씨가 꺼지지 않는 이유는 SNS만의 묘한 중독성 때문이다.

SNS를 하지 않으면 소셜네트워크에서, 말 그대로 인간관계에서 동떨어질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지배한다. 당장 스마트폰 없이는 친구들과 소통할 방법을 찾기 힘들다. 문자메시지는 이미 구시대적인 소통 방법이 되어버렸으며, 페이스북 등을 하지 않으면 소위 말하는 ‘근황’을 파악할 길이 없다. 나의 근황을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친구들의 모습을 실시간 파악하는 것이 과연 SNS의 본래 목적일까라는 물음은 차치하고라도 그러한 ‘근황 파악’이 21세기 필수행위가 돼버린 사실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SNS 문제를 ‘사회문제’라고 표현한 이유는 비단 그 여파가 개인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주관적 견해를 적은 글이 SNS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며 여론을 선동하고 그로 인해 억울하게 매장당하는 피해사례가 실제 발생하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 혹은 양떼처럼 우르르 휩쓸리는 습성과 SNS의 파급력이 만나 얼토당토않은 루머가 퍼지거나 억울한 마녀사냥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자극받기 쉬운 대학생이나 청소년들이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사진이나 표현에 노출됨으로써 정서적 충격을 받기도 한다.

SNS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사회적 소통’이라는 근본적 목적과 필요성 또한 충분히 존중한다. 그러나 이미 많은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SNS가 과연 그 목적을 올바르게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엄상혁(국어국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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