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성지고등학교와 비슷한 학교를 방문해 3일 동안 그 학생들을 지도했었다. 그들은 차갑고 사나웠으며 내 앞에서 대놓고 욕설도 내뱉었다. 팔의 문신을 보여주며 자랑인지 협박인지 모를 이야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절대 그 아이를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끝까지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자 그 아이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 학교 아이들 중 60%가 결손가정이었고 그 외에도 가정 폭력, 가난, 버림 등 아픔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 사랑받지 못했고 그래서 그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니 내 삶이 어떻게 망가지든 그들은 별로 개의치 않았던 것이다.
모든 제작진들이 재능기부로 <송포유>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소망했던 기적 역시 감화였을 것이다.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아이들이었는데 마지막 회에서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한 학생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학생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표한 것이다.
누리꾼들이 <송포유> 프로그램의 첫 회를 보고 아이들을 손가락질할 때 나는 마음이 아팠다. 분명 변할 수 있는 아이들인데 다시 한 번 문제아 낙인을 찍음으로써 기적의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 안타까웠다. 어떤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른 학생이 웃고 즐기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여주는 건 피해학생들한테 못할 짓이라며 프로그램을 비난했다. 비록 편집과정에서 매끄러운 스토리를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기존 의도만 생각한다면 이 방송은 피해학생도 위로할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다.
매몰찬 채찍은 사람을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가 끝까지 믿고 사랑해준다면 아이들은 변한다. 그 아이들이 변하면 제2의 피해학생들도 사라질 수 있다. 기획에 비해 <송포유> 프로그램 자체는 조금 아쉬웠지만 지나친 손가락질과 낙인 찍기는 삼가자 .
장누리 기자 hellonoory@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