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9일, 한글이 567돌을 맞게 된다. 이번 한글날은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의미 있는 날이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한글날을 맞아 먼저 우리대학 학생들이 맞춤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아봤다. 또한 한국어학당에 직접 참여해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어학당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지막으로 우리 주변 곳곳에서 쓰이고 있는 한글 예술을 취재해 한글의 가치를 다시 되새겨봤다. -편집자 주-

 

 
시대인 맞춤법 테스트


연인이 애정을 담아 보낸 연애편지가 맞춤법이 틀린 표기로 가득하다면? 우리는 적지 않게 당황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받아쓰기부터 시작해 수십 년간 한글을 봐왔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맞춤법이 헷갈린다. 이상규 전 국립국어원장은 자신도 띄어쓰기에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립대신문은 자주 틀리는 맞춤법, 우리가 몰랐던 맞춤법 등을 알아보고자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228명의 학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가깝지만 가깝지 않은 맞춤법

우리대학 학우들의 85%는 맞춤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질문에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38%가 ‘보통이다’, 36%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잘 알고 있다’는 답변은 11%에 그쳤다. ‘조금 모른다’와 ‘거의 모른다’라고 답변한 학우들은 각각 11%와 4%였다. 또한 ‘평소 맞춤법이 헷갈릴 때 맞춤법에 맞는 표기를 찾아보는 편입니까’라는 질문에 58%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학우들은 총 19개의 문제 중 평균 9개 정도의 문제만을 맞혔으며 정답을 모두 맞힌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설문을 마친 이진하(국어국문 12)씨는 정답을 확인하고 “국문학도로서 이 정도 난이도의 문제는 쉽다고 생각했으나 틀린 문제를 보니 아차 싶었다. 특히 ‘막냇동생’이 맞는 표기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국어국문학과 김영욱 교수는 “모든 맞춤법을 다 아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맞춤법은 우리말을 바르게 쓰기 위해 중요하다. 맞춤법은 사회와의 약속이며 규범이므로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많이 틀리는 맞춤법

 
‘가리키다’와 ‘가르치다’처럼 소리가 비슷해 틀리는 맞춤법 중 하나다. ‘들르다’는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른다는 뜻으로 ‘들른, 들러, 들르니, 들렀다’ 등과 같이 활용된다. ‘들리다’는 사람이나 동물이 소리를 감각 기관을 통해 알아차림을 뜻하는 ‘듣다’의 피동형이다. ‘들린, 들려, 들리니, 들렸다’ 등과 같이 활용된다. 특히 ‘들르다’를 ‘들리다’와 혼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ㄹ런지’는 ‘-ㄹ는지’가 잘못 쓰인 말이다. ‘-ㄹ는지’는 의문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나 종결어미로 쓰인다. 연결어미로 쓸 때는 어떤 일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 ‘그 의문을 답을 몰라도’, ‘그 의문의 답을 모르기 때문에’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종결어미로 쓸 때는 어떤 불확실한 사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낸다.
따라서 발음이 ‘-ㄹ런지’나 ‘-ㄹ른지’로 나더라도 ‘비가 올는지 습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 사람이 과연 올는지’ 등 모두 ‘-ㄹ는지’로 표기해야 옳다.

 
많은 학우들이 맞는 표기인 ‘웬일인지’를 ‘왠일인지’로 고쳐썼다. 하지만 의외로 ‘웬’과 ‘왠’,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간단하다. ‘웬’과 ‘왠’은 웬걸, 웬 떡, 웬만큼, 왠지 등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하지만 사실상 ‘왜인지’의 줄임말인 ‘왠지’를 제외하고 ‘왠’을 쓰는 경우는 없다. ‘왠지’만 기억하면 ‘웬’과 ‘왠’이 헷갈릴 때 틀릴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웬일’은 어찌 된 일을 나타내는 한 단어이므로 띄어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웬’과 ‘왠’ 구별하기 어려울 것 같았는데 웬걸, 완전 쉽다.

 
 ‘되’와 ‘돼’는 발음상 차이도 별로 없어 구별하기 어렵다. ‘-되’와 ‘-돼’는 두 가지 방법으로 구별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돼’는 ‘-되어’의 준말이다. ‘-되어’가 어색하지 않으면 ‘-돼’가 맞는 표기이고 어색하면 ‘-되’가 맞는 표현이다. ‘이게 안 돼서 그래?’의 경우 ‘이게 안 되어서 그래?’로 풀어쓸 수 있으므로 ‘-돼’가 맞는 표기가 된다. 또한 ‘-되’는 ‘-하’로, ‘-돼’는 ‘-해’로 대체 가능하다. ‘해야 돼’의 경우 ‘해야 하’는 어색하지만 ‘해야 해’라고 바꿨을 때 어색하지 않으므로 ‘돼’가 맞는 표기가 된다.

 
 ‘-데’와 ‘-대’는 의미 차이에 따라 쓰이는 환경이 달라진다. ‘-데’는 ‘-더라’의 뜻으로, 과거의 일을 직접 경험해서 알게 된 사실을 전할 때 쓰인다. 보통 끝을 올리며 발음한다. 반면 ‘-대’는 ‘-다고 해’의 준말로,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의 말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인다. 따라서 ‘금강산 경치가 좋데’ 혹은 ‘좋대’는 문맥에 따라 다르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몰랐던 어려운 맞춤법

 
인명(人名) 뒤에는 인명을 나타내는 접미사 ‘-이’가 먼저 결합한 다음 ‘이에요(예요)’나 ‘이어요(여요)’가 결합된다. 그러므로 ‘갑돌이예요, 갑돌이여요’ 등으로 표기해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막내’와 ‘동생’이 결합해 만들어진 이 말의 발음을 [망내똥생]으로 제시하고 있다. 사이시옷 규정에 따르면 ‘순 우리말+ 한자어’ 중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는 것은 사이시옷이 붙어야 하므로 ‘막냇동생’이 맞는 표기이다.


글_ 김주영 기자 kjoo0e@uos.ac.kr
그림_ 일상속공감그림 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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