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면목고 기숙사에서 강석원 씨, 김지웅 씨(왼쪽부터)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속 배경은 학생들에게 개방된 학습실이다.
누구나 한 번쯤 고등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진짜 고등학교로 돌아간 학생들이 있다! 정체가 궁금해지는 이들은 바로 면목고 기숙형 멘토링 프로그램 참가자들이다.
이 참가자들은 우리대학과 MOU를 체결한 면목고에서 생활하며 일주일에 두 번 고등학생들과 멘토링을 한다. 생각만 해도 두근대는 그들의 멘토링 이야기. ‘대학생 멘토 자치회’ 1기 기장 김지웅(경영 08)씨와 2기 기장 강석원(컴과 09)씨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면목고 기숙형 멘토링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강 : 멘토링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이 멘토가 되고 면목고 학생들이 멘티가 되는 프로그램이에요. 다만 일반 멘토링과 달리 멘토가 멘티들과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어요.

Q.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김 :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알게된 뒤 지난 학기부터 시작했어요. 지방에서 올라와 항상 집을 구하는 게 막막했는데 이 프로그램 알게 돼서 기뻤어요. 기숙사를 제공한다는 점이 멘토링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된 가장 큰 동기였죠.
또 우리대학 등록금이 반값이 된 후에 이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마침 기숙사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멘토링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고 ‘이거구나’ 싶은 마음으로 지원했어요.
강 :  저는 평소에 가르치는 일에 흥미가 있었어요. 과외나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멘토링을 해본 적도 있어요. 하지만 고등학생들한테 멘토로 다가선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 공부 이외에 다른 이야기도 많이 해줄 수 있고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 끌렸죠.

Q. 멘토링은 과외와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멘토링만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강 : 잘리지 않는다는 것? (웃음) 아마 멘토마다 느끼는 게 다를 테지만 가장 다른 점은 성적 올리기보다 멘토로서 모범을 보이기가 더 중요하다는 점인 것 같아요. 학생들이 엇나가려고 하면 지도해주고 생활습관도 모범이 돼야 하고 어떤 모습이 올바른 대학생의 모습인지 보여줘야 하죠. 이 학생들이 꿈꾸는 모습을 멘토가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기숙형 멘토링의 장점이죠.

Q. 멘토링에서 지향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김 :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고 배우는 형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지향해요. 이를 위해 한 달에 한 번 멘토와 멘티가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있어요. 5월에는 우리대학 축제에 함께 다녀오고 6월에는 모여서 농구나 축구 같은 운동도 함께했죠. 멘토와 멘티가 함께 축제에도 참여하고 운동도 하면서 서로 몰랐던 모습을 알게 되고 좀 더 다가설 수 있게 됐죠.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학생들과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저는 고2, 고3 학생들을 맡았어요. 고3 때는 그 시기가 여러 면에서 특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왜 중요한지,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몰라요. 그래서 이 시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조언을 하는 등 전반적인 삶의 코치를 해주고 있어요.
강 :  저는 학생들이 공부에만 너무 모든 걸 쏟는 것 같아 친구들과의 관계 등 다른 것들을 놓치지 않도록 돕고 싶어요. 제가 고3 때 친구를 멀리하고 공부에만 집중해서 그 시기의 추억을 공유할 친구가 없어요. 그게 가장 후회로 남아요. 친구를 멀리한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학생들한테 항상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해요. 멘토링 중에도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게 해요. 공부하는 것을 서로 가르쳐보게 하기도 하죠. 이를 통해 친구들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것임을 일깨워 주려고 노력해요.

Q. 멘토링을 한 학생 중에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나요?
김 : 제가 가르친 학생 중 한 친구가 유달리 기억에 남아요. 이 친구의 꿈이 소방관이었는데 ‘소방관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주변에 아시는 분이 있나요?’라고 개인적으로 물어왔어요. 제 고등학교 때와는 다르더라고요. 저는 오로지 성적만 잘 받자는 생각뿐이었는데 그 친구는 벌써 성숙하게 자기 꿈을 갖고 있었던 거죠. 단순히 공부뿐 아니라 그 친구의 진로에 관해서 진지한 상담도 할 수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떻게 보면 제가 많이 배웠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 친구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으니까요.
강 :  1학기에 학생 3명한테 수학을 가르쳤어요. 그 중 한명이 멘토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끝나고 자습도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20점 대였던 수학점수가 한 학기 후에는 80점까지 올랐어요. 등급도 1등급을 맞았죠. 이 학생이 목표하는 학교가 우리대학이었는데 갈 수 있냐고 계속 물어보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뿌듯했어요.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니까 수능만 잘 보면 충분히 갈 수 있다고 말해줬죠.

Q. 고등학교로 돌아가면 해보고 싶은 것이 뭐가 있나요?
김 :  멘토가 아니더라도 아는 대학생 형들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대학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대학생활이 어떤 건지도 잘 몰랐고 막상 대학에 들어온 뒤에는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서 방황을 했어요. 다시 고3으로 돌아가면 조언해 줄 수 있는 대학생 형들을 많이 알아두고 싶어요.

Q.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 :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들한테 참 좋은데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네요. (웃음) 학생들이 지원을 많이 안 해서 아쉬워요. 우리대학 학생들이 멘토링 프로그램에 대해서 많이 알고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강 :  맞아요. 이 프로그램이야말로 대학생과 고등학생 모두에게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대학생들은 생활비도 아끼고 돈도 벌 수 있고 고등학생들도 멘토링을 받을 수 있죠. 이런 게 진정한 윈윈이 아닐까요?


 정리_ 문광호 기자 rhkdgh9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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