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서울시립대문화상’이 다시 태어났다. 횟수로 따지면 올해로 26회가 되는 서울시립대문화상은 여러 가지 환경적 문제로 인해 오랜 시간 25회에 머물러 있었다. 25회에서 26회로 넘어가기까지 무려 8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서울시립대문화상은 학교 구성원들조차 그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잊혀 진 유산이었다. 나 또한 오래 전에 있었다는 것만 알고 있었을 뿐 서울시립대문화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취재와 관련해 서울시립대신문사가 진행해 온 그간의 사업을 조사하면서 서울시립대문화상에 대해 알게 됐다. 서울시립대문화상이 진행될 당시의 기사들도 찾아봤다. 대회의 규모, 수상자들의 인터뷰 등을 다룬 기사들이었다.

그 기사들을 읽으며 다시 대회를 복원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기사들에 담긴 고교생 문청(文靑)들의 열정이 어제의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서울시립대신문사의 부국장으로서 ‘잊혀진 유산’을 복원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여름방학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 서울시립대문화상의 복원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님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후배 기자들도 홍보에 열을 올리며 서울시립대문화상을 다시 알리기 위해 애를 썼다. 그리고 드디어 올 가을, 서울시립대문화상이 다시 태어났다.

추진 과정에서 서울시립대문화상의 방향과 의의에 대해 많은 고민과 논의를 거듭했다. 입학사정관 제도가 확대되고 많은 수의 대학에 문예창작과가 설치되면서 수많은 백일장과 문학 공모전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서울시립대문화상이 ‘문청의 장’이 되겠다는 원래의 목표를 지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무거운 고민이었다. 하지만 많은 공모전들이 입시의 도구가 돼가는 시점에서 오히려 문학 공모전 본연의 목표를 지향함으로써 범람하는 공모전 사이에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올해 다시 열린 서울시립대문화상은 어떤 면에서 처음의 느낌이 난다. 사반세기가 넘은 전통의 차분함과 새것의 낯설음이 동시에 느껴진다. 입시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모든 것이 상업화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현실 속에서, 서울시립대문화상만큼은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응원을 통해 그 소중한 전통을 이어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홍진 기자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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