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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소수자, 새터민 대학생
이설화 기자  |  lsha22c@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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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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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동행취재]외로움을 감추고 힘차게 사는 그들, 새터민

   
 

현재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새터민은 약 8명. 학내에서 소수자인 그들의 학교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새터민 학생을 동행 취재했다. 지난 4일 새터민 학생 이은지(가명, 25세)씨를 만나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향했다.

은지 씨를 따라 가장 먼저 간 곳은 중국의 역사와 정치에 대해 학생들의 토론이 활발하게 오가는 강의실이었다. 수업 시간 내내 교수님의 말씀에 집중하는 은지 씨의 모습은 여느 남한 학생들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기자가 의아하게 생각한 것은 “저도 외국인 학생으로 취급해주세요”라는 은지 씨의 말이었다. 그녀가 수강하고 있는 강의는 교수가 문제를 제시하면 3인이 한 조가 돼 해결법을 도출하고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국과 일본 등 외국인 학생이 많은 수업 특성상 교수는 한국인 학생 2명, 외국인 학생 1명으로 조를 짤 것을 권유했다.

그런데 은지 씨가 새터민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교수가 “은지도 외국인 학생으로 들어갈래?”라는 질문을 던졌고 은지 씨는 주저 없이 “네, 저도 외국인 학생으로 취급해주세요”라고 답했다. 수업이 끝난 뒤 은지 씨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제가 한국인 학생으로 취급돼 조에 편성될 경우 외국인 학생 한 명, 한국인 학생 한 명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조가 되잖아요. 이 경우에 남한 학생이 겪을 어려움에 대해 벌써부터 미안해져 어쩔 수 없었어요. 남한은 많은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다른 의견을 듣는 것이 일상화돼 있잖아요. 저는 이런 능력이 부족해요. 제가 북한에서 배웠던 내용이랑 여기에 와서 배우는 내용이 달라 애를 먹는 경우도 많아요. 예를 들어 한국전쟁은 북침이라 배웠는데 남한에 와서 남침이라는 소리를 듣고 내가 이제껏 뭘 배웠나 싶었죠”

수업이 끝나고 두 남한 학생들과 은지 씨로 구성된 조모임에 동행했다. 교수가 제시한 과제는 ‘중국의 민주화와 정치개혁, 경제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희생인가’에 대해 입장을 정하고 근거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두 남한 학생들은 중국은 이미 ‘G2’로 일컬어지는 국가로서 경제발전은 어느 정도 이룩했으니 정치개혁이 시급하다고 했다. 반면 은지 씨는 조심스럽게 “경제성장이 우선인 것 같아요”라며 입을 열었다. “주민들이 당장 배고파 죽을 지경인데 어떻게 민주화를 생각할 겨를이 있겠어요”라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은지 씨는 기자에게 “저도 민주화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못 채우면 더 높은 정신적 가치는 추구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배고파 본 적이 없으면 몰라요”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은지 씨는 남한에서의 공부는 힘들지만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 취업 원서라도 낼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은지 씨가 말했다. 부모형제, 친구들과 헤어져 정치, 사회, 경제가 완전히 다른 남한에서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는 것이 버겁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결혼을 일찍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남한으로 와 의지할 곳이라고는 없었는데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나서 많은 도움을 얻었다. “내년에 결혼을 할 생각이지만 학교는 계속해서 다닐 거예요. 학교에는 저를 챙겨주는 동기들과 교수님들이 있잖아요. 지난 추석에는 학과 교수님께서 송편을 같이 빚자며 집으로 초대해주셨는데 예비 시어머니 댁에서 명절을 보내게 돼 못 갔어요. 신경 써주시는 마음이 정말 감사했는데 가지 못해 너무 죄송했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남한으로 온 것은 제가 선택한 일이니 외롭다고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통일이 됐으면 하는 마음은 간절해요”라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드러냈다.

이설화 기자 lsha22c@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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