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성대신문 결호사태와 관련해 학보사들 간 회의가 열렸다. 회의를 통해 그간 일어났던 성대신문 기자들과 주간교수, 학교간의 갈등에 대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기사 아이템을 두고 일어난 갈등은 성대신문의 편집권이 침해당하는 사태까지 확장됐고, 결국 1522호 결호, 1523호 발행중지라는 상황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대학언론의 편집권 침해에 대한 소식을 글로만 전해 들었던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언론들의 편집의 자유는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언론은 힘을 가진 집단들에게 휘둘려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작성하는 홍보지로 전락하고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잃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자유가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닌, 힘써 쟁취해내야 하는 것이라는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회의 중 문득 한 선배 기자의 말이 떠올랐다. “학교가 준비해놓은 큰 ‘판’에 네가 쓰고 싶은 글을 맘껏 쓸 수 있다는 건 어찌 보면 특권이라 할 수 있다.” 그냥 ‘열심히 하라’는 맥락의 말이었지만, 성대신문 사태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맘껏 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게 했다.

대학언론사의 일은 쉽지 않다. 학업과 병행하며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쓴다는 것이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기삿거리를 가져오고 회의를 하고 취재를 거쳐 기사를 완성하는 것. 또한 하나의 완성된 글을 만들기 위해 거치는 여러 번의 퇴고작업. 이에 대해 ‘힘들다’는 볼멘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고 나 또한 이런 식의 투정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신문 발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 문제가 생긴다면 ‘기사 쓰기 힘들다’는 단편적인 불만이 아니라 발행환경의 개선에 대한, 좀더 큰 차원의 고민들이 대두될 것이다. 어찌 보면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사소한 투정들은 현재 좋은 환경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되는 것이다.

가까이 있으면 소중한 것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우리 곁에 있는 편집의 자유라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불어 성대신문 결호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빈다.


김준태 기자 ehsjfems@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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