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동감에 대해서는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언급하고 즐겨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정의에 대해서는 다르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상담심리학의 관점에서, 대인관계에서 필요한 공감(empathy) 반응과 이것이 동감(sympathy) 반응과 다른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동감은 상대방과 똑같은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 정도로 이해될 수가 있다. 친구가 슬퍼할 때나 힘들어할 때 같이 울어주고 슬픈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친구가 침울해할 때 혼자 방방 뜨지 않고, 같이 침울해하는 그런 기본적인 공감능력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능력이다. 단, 아이가 대학입시에 실패했을 때 아픔을 부모가 동일하게 느끼면서 같이 힘들어 할 때, 부모가 아파하는 감정과 모습이 아이의 아픔을 달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듯이, 동감의 목적이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위로해주는 것이라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위험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또한, 많은 경우 의도한 것은 아니나, 동감을 해주고 위로를 해준다면서 정작 자신의 이야기로 빠져드는, 그래서 실제로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위로 받기는커녕 상대방의 푸념을 듣고 있어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친구의 연애 고민에 동감하면서 “아, 나도 그런데! 그래서 진짜 요즘 우울하다. 있지, 실은……”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기 시작하면, 내가 상대의 감정에 대해서 동감은 했었을지 몰라도, 위로 받고 싶은 사람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외로울 수가 있다.

그렇다면, 공감이라는 건 어떤 걸까? 공감은 상대의 감정, 생각 등 타인의 심리적 경험 및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서 마치 상대처럼 이해해주는 것이다. 예로 들자면,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친구가 B학점을 받고 좌절해 할 때, 내 학점을 떠올리고, 내 입장에 초점을 맞추어서, “야, 그 정도면 잘 받은 거지” 내지는 “나도 속상해” 보다는, “기대하는 성적이 아니어서 많이 속상한가 보구나”가 적절한 공감적 반응이 될 수 있겠다.

이러한 공감은 비록, 상대의 경험이 내가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낯선 것이며, 나와 다른 생각일지라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감정과 느낌이 들 수 있다라는 걸 이해해주는 걸 가능케 한다. 즉, 내가 묻고 싶은 걸 묻는 다분히 개인적이거나 사심이 들어있는 질문 “그래서? 포기한거야?” 같은 질문 혹은 “왜 그렇게 느끼는데?”와 같은 마치 내가 당장 나를 방어해야 할 것 같은 질문을 통해서가 아니라, “무엇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 궁금하네, 더 이야기해줄 수 있어?” 와 같이 나의 판단을 배제하고, 진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싶다는 동기에 의해 반응해주는 것이다.

사실, 공감을 하는데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의 가치관 편견, 고정관념들을 사용해서 지레짐작으로 그 사람의 상황을 넘겨짚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상대방의 경험을 호기심을 가지고 이해해보려는 태도와 그에 상응하는 말 한마디가 바로 공감이라 생각한다.


신윤정(교육대학원 교수학습·상담전공 조교수)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