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사 제55대 편집국장 이 철 규

대학신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다른 대학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실행을 위해, 대학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우리 서울시립대신문은 비교적 평온한 학교의 역사를 기록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대학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꼬집지 못했던 것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대학이 완전히 공정무결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평화로운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대학에도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지만 외면 받고 있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학생 자치는 학생들과 학생대표들의 무관심으로 제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학교는 서울시의 극심한 재정난과 반값등록금으로 인해 예산에 허덕이며 학생들의 불편함을 제대로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 우리대학 청소 노조는 정년문제를 호소하며 투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는데도 저희 신문이 문제의 현상만 드러냈을 뿐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시립대의 평온함’이 불합리를 품고 있는 평화가 되지 않도록 좀 더 날카로운 신문을 만들겠습니다.

지금 저는 편집국장이라는 중책에 대해 책임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아주 즐겁습니다. 편집국장으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와 이루고 싶은 꿈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지켜봐 주십시오. 서울시립대신문의 선배 기자들이 이어온 업과 지켜온 가치를 전수받아 잘 다듬어 나가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8개월의 임기가 너무나 짧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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