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기숙사 신축 계획이 수립됐다. 드디어 좀 더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에 입주할 기회가 온 것이다. 이는 비싼 방세를 물며 자취를 하던 대학생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그러나 과연 기숙사 신축계획이 학생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추진된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번 기숙사 신축이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대학평가인증’에서 통과하기 위한 학교의 전략적 정책일 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본부에서는 지난 5월에 2인1실인 생활관을 개조하여 3인1실로 만들 경우 수용률을 8%로 올릴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 이를 통해 대학평가단에 학교의 문제개선 의지를 보일 수 있다는 말과 함께였다. 그들은 침대 두 개만 놓아도 바닥이 꽉 차버리는 생활관을 3인실로 개조해서라도 대학평가단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학교가 잘 보이고 싶었던 대상은 주거난에 허덕이는 학생들이 아니라 ‘대학평가인증’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생활관 개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는지 학교는 기숙사 수용률 증가 방법을 ‘건물 신축’으로 해야 한다는 논의를 7월에 가서야 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지원이 끊기지 않게 하려면 어쩔 수 없지 않냐는 간절함은 이해할 수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이 곧 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반문도 예상된다.

그러나 이와 같이 학교의 모든 정책이 학생을 위해서가 아닌 인증을 위해서, 정부 지원을 더 받기 위해서라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 학교가 일차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줘야 할 대상은 학생이라는 아주 기본적인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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