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두 번 캠퍼스에서 기업의 홍보활동 진행돼
“캠퍼스 어택은 후원을 빙자한 기업들의 홍보 수단일 뿐”

▲ 학생회관 앞에서 학우들이 공짜로 나눠주는 간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학생회관 앞이 떠들썩해질 때가 있다. 음료 및 식품 업체가 대학생들에게 간식을 지원하며 그들의 상품을 홍보하는 행사가 벌어진 것이다. 축제가 시작되면 기업들의 홍보는 더욱 더 노골적이게 된다. 캠퍼스 내에 부스를 만들어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대학 캠퍼스에서는 평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기업들의 홍보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의 캠퍼스 홍보활동은 어떻게 진행되며 대학생들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끊임없이 들어오는 기업들의 홍보 제안서

캠퍼스 홍보활동은 주로 총학생회가 기업 측의 제안서를 받고 이를 승인하면 지정된 캠퍼스 공간에서 일정 시간 동안 진행된다. 우리대학 총학생회 이지훈 사무국장은 “매달 5개 정도의 제안서가 온다.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공간적인 여유가 있는지 살피고 또 학우들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있는지 판단해서 제안서를 선별한다”고 말했다. 우리대학을 포함한 여러 대학들에서는 축제를 제외하고 한 학기에 평균 4~5번 정도의 기업 홍보활동이 진행된다. 축제 기간에는 최소 5개에서 많게는 10개 이상의 기업들이 캠퍼스 내에서 홍보활동을 한다. 중앙대 이재욱 총학생회장은 “굉장히 많은 기업 측에서 홍보 의뢰가 온다. 집계를 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업체가 캠퍼스 내에서 홍보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업의 캠퍼스 홍보활동은 대부분 협찬 및 후원 형식으로 진행된다. 협찬을 통해 간접적인 홍보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학교 측에 지불되는 돈은 없다. 시험기간에 진행되는 간식 행사가 협찬을 통한 대표적인 캠퍼스 홍보활동이다.

그러나 특정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일 경우 규모에 따라 100만 원에서 300만 원 정도의 금액을 학교 측에 지불하게 된다. 이지훈 사무국장은 “후자의 경우 홍보가 더 노골적일 수 있다. 기업의 홍보활동으로 인해 학우들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도록 제안서를 더 꼼꼼히 살피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서른 개의 광고 배너, 상업성 짙어지는 기업 홍보활동

여러 기업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홍보를 진행하는 캠퍼스 홍보활동 대행업체도 등장했다. ‘캠퍼스10’과 ‘ONE캠퍼스’ 등의 캠퍼스 홍보활동 대행업체는 대학교에 깜짝 방문해 선물을 증정한다는 의미로 캠퍼스 홍보활동을 ‘캠퍼스 어택’이라 칭한다. 캠퍼스10의 최윤수 씨는 “캠퍼스 어택은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특별한 혜택을 주기 위해서 계획됐다. 캠퍼스 프로모션을 통해 대학생들이 더 즐거운 대학생활을 하게 만들고 싶다”며 캠퍼스 어택의 취지와 바람을 설명했다. 총학생회 역시 운영비를 절감하며 학우들에게 간식 등 여러 혜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환대한다. 하지만 종종 캠퍼스 홍보활동의 상업성이 짙어질 때가 있어 학우들이 과도한 광고에 노출되기도 한다.

작년 고려대 총학생회는 상업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간식 행사를 중단했다. 박종찬 고려대 전 총학생회장은 “간식을 지원하기로 한 업체에서 사전 협의 없이 광고 배너를 서른 개가 넘게 갖고 왔다. 시험기간에 지친 학생들을 위한 간식 행사를 후원한다는 본래 취지가 왜곡될 정도로 상업성이 강했다. 배너를 조금 치우고 진행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간식 행사를 아예 취소했다”고 말했다.

후원하는 간식의 내용물 또한 홍보성이 짙었다. 과자 및 음료와 함께 어학원 수강 할인권, 소개팅 무료 쿠폰, 파티 무료 입장권 등이 동봉돼 있었다. 박종찬 고려대 전 총학생회장은 “기업홍보를 간식 후원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것”이라며 기업의 캠퍼스 홍보활동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양수희(숙명여대 1)씨는 “얼마 전에 학교에서 여성용품 회사가 새로 나온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여대 특성상 여성용품이나 다이어트 식품, 화장품 기업의 홍보활동이 많다. 신제품이나 샘플을 받는 건 좋지만 홍보 행위가 지나칠 때는 불쾌하다. 지나가는 학생들을 붙잡고 제품을 설명하거나 학교 분위기를 해칠 정도로 광고가 도배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잡고 싶은 소비자, 대학생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은 구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대학생 소비자에게 자사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려 한다. 기업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캠퍼스에서 홍보활동을 진행해본 나소빈(경영 11)씨는 “대학생들은 신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모험적인 소비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학가에서 신제품을 나눠주거나 제품을 시연하는 홍보 행사를 많이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런 행사가 학생들에게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 같다”며 대학가에서 기업 홍보활동이 잦아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글_ 장누리 객원기자 hellonoory@uos.ac.kr
사진_ 캠퍼스10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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