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시대가족 소통과 공감의 밤’ 행사가 우리대학 자작마루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우리대학 운영위원장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건 총장, 정병호 교수회장, 이경주 총학생회장, 정대제 총동창회장을 비롯한 많은 교수, 학생, 동문이 함께 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대학본부는 2018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우리대학의 미래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이 날 행사는 비전 선포식이었던 만큼 말의 성찬(盛饌)이었다. 모든 말들은 우리대학의 미래 100년 역사가 꿈과 도전, 소통과 신뢰, 협동과 봉사 등을 지침으로 교육, 연구, 사회공헌 분야에서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는 데로 모아졌다. 물론 이를 위한 추진과제는 열거한 각 분야에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특히 미래비전과 관련해서 이건 총장은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의과대학 설립과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멀티캠퍼스 구축 등을 제시했는데, 자리를 함께 한 박 시장이 내심 어느 정도 공감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장밋빛 비전을 우리대학 구성원들 중 누가 마다하겠는가. 우리대학의 미래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교수와 학생, 동문의 의지와 노력은 당연하다. 관건은 물적 토대다. 우리대학의 과거 100년이 그랬듯이 미래 100년의 역사를 좌우할 변수 또한 우리대학 발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서울시의 의지와 노력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시장(市長)이 바뀔 때마다 시정(市政)의 변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우리대학의 현실이다. 요즘처럼 시정이 긴축 모드이거나 우리대학이 시의 우선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미래비전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 뻔하다. 이 날 박 시장은 축사를 통해 “시립대의 미래 100년이 소중하고 기대된다”고 했지만, 정작 그 소중한 기대를 실현시킬 ‘실질적 조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많은 구성원들이 이 날 행사가 교언의 성찬에 그쳤다는 인상을 받은 것은 어쩌면 예고된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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