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은 이제 B급 문화가 아니다. 힙합이 음원 차트에서 순위권 안에 드는 것은 물론, 힙합 뮤지션들이 출연해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 이슈가 되기도 한다. 관객과 가수가 하나 돼 뛰어노는 힙합 공연의 매력을 알기 위해 기자가 힙합 공연장을 직접 다녀왔다. 지난 30일 홍대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음악 프로듀서 김박첼라 씨의 첫 정규 앨범 쇼케이스(showcase)에 가봤다.

공연장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관객들에게 다가가 봤다. 관객들은 공연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임희정(26)씨는 “보통의 힙합 공연에서는 뮤지션이 반주기를 틀고 공연을 하는데 밴드가 직접 반주를 한다고 해서 더 기대하고 왔어요. 힙합은 표현이 솔직하고 정해진 틀이 없다는 게 큰 매력인 것 같아요”라며 힙합의 매력을 설명했다. 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김민지(21)씨는 “힙합 공연을 다닌 지는 얼마 안 됐지만 힙합 공연을 보면서 뛰어놀고 나면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라며 힙합 공연이 지닌 매력을 설명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뮤지션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뮤지션들은 자신이 부를 노래의 후렴구를 관객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노래를 부르면 이를 따라하게끔 유도했다. 관객들도 뮤지션이 관객 쪽으로 내민 마이크를 향해 후렴구를 불렀다. 또한 뮤지션이 팔을 허공으로 들어 리듬에 맞춰 앞뒤로 흔들자 관객들은 이를 따라 손이나 고개를 앞뒤로 흔들었다. 뮤지션들은 공연 사이에 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한 뮤지션은 “제가 이번에 들려드릴 곡은 공지영 작가의 <의자놀이>라는 소설을 읽고 쓴 곡이에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노동자는 파업 과정에 창문에서 뛰어내리게 되는데 뛰어내리기 직전의 심정을 제 나름대로 상상해서 재현해보려고 노력했어요”라며 노래의 의미를 설명했다.

공연을 관람한 김동한(23)씨는 “랩퍼인 아날로그 소년이 제작에 참여한 음악들이 좋았고 또 소울맨이라는 가수의 재담도 재밌었어요. 아쉬운 점이 없을 만큼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힙합 공연을 처음 찾았다는 최승범(24)씨는 “예전부터 ‘화나’라는 뮤지션의 랩 스타일과 목소리를 좋아했는데 오늘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어요. 앞으로도 힙합 공연을 계속 찾아다닐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리듬에 맞춰 실컷 뛰어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기자는 기분 좋은 피로감을 느끼며 오늘 밤은 깊은 잠에 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걱정거리에 삶이 피곤하다면 힙합 공연을 찾아 고민을 잠시 잊고 음악에 몸을 맡겨보는 게 어떨까.

송동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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