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붐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응당 이야기들도 모여드는 법. 이번 시험기간에도 어김없이 온갖 불평, 불만들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쏟아져 나온다. 복도에서 들려오는 소음, 밖에서 묻혀오는 담배 냄새, 침 뱉는 모습들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가십거리들로 묘사해보는 도서관은 아비규환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기간이면 학생들은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온다. ‘왜?’라고 물어보면 ‘그래도’라는 답을 한다. 그래도 가장 공부가 잘 되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도서관과 학생은 우리 부모님들을 보는 것 같다. 답답함과 아쉬움에 하소연을 늘어놓다가도 막상 서로 대할 때 사랑해 마지않는 그 모습이 그렇다.

도서관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려고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을 무작정 나무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그 역할을 대신할 다른 학생들이 들어올 것이고 똑같은 문제는 또 반복된다. 이미 학생들의 자각은 충분하다. 매년 총학생회는 도서관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을 내놓았고 실제로 캠페인을 벌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시험기간이 아닌 때에 도서관을 찾으면 그 적막함과 고요함에 안 읽히던 책도 술술 넘어간다. 앞이나 옆의 사람이 방해가 된다고 느끼면 자리를 옮기면 그만이다. 문제의 핵심은 공간에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한 공간에 지나치게 많은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도서관을 대체할 공간을 찾거나 새로운 도서관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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