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대학들이 총학생회 선거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대학의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우리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우리대학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선거 진행 미숙으로 투표함과 선거인명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선거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다른 대학도 선거 진행의 어려움,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 간 다툼등과 같은 다양한 잡음을 겪고 있다. 학생들도 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에 반응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다른 대학들의 선거 진행 과정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상대 후보자 ‘도청’ 논란…문제 없는 것으로 결론

건국대는 후보 간의 ‘불법도청’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건국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따르면  ‘열혈건대’ 선본이 학생 A씨에게 지지발언을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인 A씨는 정책설명회에서 열혈건대 선본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A씨의 행위가 선거 세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The 청춘’ 선본에서는 이 발언을 녹취해서 건국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건국대 중선관위)에 제보했고 건국대 중선관위는 열혈건대 선본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열혈건대 선본은 불법 도청이 아니냐는 주장을 했고 이 사건은 기성 언론에서 ‘불법 도청’이라는 명목으로 다뤄지며 많은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는 불법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건국대 중선관위는 당 대학 법과대 교수 두 명에게 도청 사태에 관한 자문을 구했다. 교수들은 ▲정책설명회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진 점 ▲연설 중 청중이 동의 없이 녹음하더라도 이는 합법적인 행위인 점 등을 이유로 녹취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건국대 중선관위는 공고문을 통해 “선거가 네거티브와 거짓 선동으로 물들지 않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덧붙여 “사실관계 왜곡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고 각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며 사건 왜곡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선본들을 뒤흔든 ‘괴’자보 사건, 범인은 누구?

서강대에서는 얼마 전 한 선본이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다는 이야기가 떠돌았다. 하지만 이는 제3자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강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서강대 중선관위)에 따르면 ‘사이’ 선본의 명의를 도용해 ‘서풍’ 선본을 비방하는 대자보가 게시됐다. 이 대자보는 남양주 캠퍼스 공동대책위원회와 서풍 선본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이 선본에서는 ‘상대 후보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시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30일 서풍과 사이 각 선본의 정후보와 서강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한곳에 모여 CCTV를 열람했고 대자보를 게시한 사람은 양 선본의 선거운동원이 아닌 제3자임이 밝혀졌다.

서강대 중선관위 측은 대자보를 통해 “만약 사이 선본에서 대자보를 붙였다면 불법 자보게시, 허위사실 유포, 선본 비방의 사유로 후보직이 박탈된다. 또 서풍 측에서 모의한 일이라면 불법 자보게시, 허위사실 유포, 명의도용을 이유로 후보직이 박탈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었다”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한편 서풍 선본에서는 “악성 루머로 인해 중대한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사이 선본에서도 “해당 대자보를 쓰지도, 누군가에게 사주하지도 않았음을 밝힌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현재 중선관위 측은 ‘괴’자보 게시 사건에 대해 지속적인 조사중에 있다.


갑작스런 후보자격 박탈 근거 없는 소문 무성

전북대에서는 선거 첫날부터 한 후보가 자격을 상실하면서 학생들 사이에 ‘학교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전북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닥공’ 선본과 특정 단과대 선본의 선거운동복이 같아 혼란을 준 점 ▲일부 선거운동원이 과잠바를 착용해 특정학과의 중립성을 해친 점 ▲선관위의 명령에 불복한 점을 들어 닥공 선본 측에 총 3회의 경고를 내렸다. 또한 재학생 외의 인물이 선거물품을 옮기는 등 외부인이 선거에 개입했다고 판단해 닥공 선본의 후보자격을 박탈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단독후보로 나서게 된 ‘100%’ 선본은 투표에서 찬성 39%, 반대 53%로 낙선했다. 전북대 재학생인 B씨는 “학교 내에 ‘학교가 중선관위 구성에 개입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100% 선본에 대한 소문이 퍼진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다시 치러질 선거에 100% 선본과 닥공 선본이 재출마한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았다. 전북대신문 편집장 윤재량 씨는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후보가 출마할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아 당황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일반 학생들, ‘선거 한번 파헤쳐보자’

연세대에서는 일반 학생들이 각 선본들을 파헤치고 비판하는 내용의 방송을 제작했다. ‘땅콩’, ‘오징어’, ‘한치’, ‘쥐포’라는 가명을 사용한 이들은 ‘건어물 연세’라는 팟캐스트 형태의 방송을 제작해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들은 방송을 통해 총학생회 선거 후보들인 ‘solution’, ‘how연세’,‘focus on+’의 정책을 비판하고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solution의 공약에 대해서 “복지공약이 너무 많다. 게다가 지루하다”라고 비판했고 how연세에 대해선 “롤대회 개최 공약은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학생사회에 대한 고민이 없어보인다”는 실망의 목소리를 냈다. focus on+에 대해서도 “도대체 정체성을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B(연세대 2)씨는 “일반 학생들이 정책을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콘텐츠의 존재는 후보 선택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비판적 의견 또한 존재했다. C(연세대 1)씨는 “정책 현실성에 대해 추측들만 난무한다. 주장에 대한 근거가 모호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글_ 김준태 기자 ehsjfems@uos.ac.kr
그림_ 박승아 nulza11@naver.com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