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4년을 스무 날 남짓 남겨놓은 시점에서 올해를 돌이켜보면 우리대학은 다사다난한 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립대신문은 우리대학이 겪었던 다양한 일들 중 학생들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 본 일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8일간 스티커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에 제시된 항목은 ▲부전공제도 시행 ▲문제 많은 이번 선거 ▲학관 기념품매장 이전 등 공간문제 ▲텃밭 등 친환경·녹색캠퍼스 사업 ▲평학생들이 주도한 시국선언 ▲고우석 성추행 및 그로 인한 사임 ▲청소노조와 학교 간의 갈등 ▲무알콜 대동제 학생총회 등 총 8개였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고우석 성추행 vs 이번 선거

학생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우리대학 사안은 ‘문제 많은 이번 선거’였다. 이번 선거는 가장 최근에 불거진 사안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 많은 애로사항들이 있었다. 개인정보누출, 선거함 개봉,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탄핵에 대한 논의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학생들의 입에서 오르내렸다. 이권열(기계정보 07)씨는 “이번 선거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요즘 서울시립대광장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이 얘기밖에 안 한다”며 ‘문제 많은 이번 선거’를 뽑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민수(통계 12)씨는 “이번 선거는 제대로 된 게 아무 것도 없었다. 투표율도 낮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의 준비도 미흡했다”며 이번 선거 과정에 문제가 많았음을 지적했다.

그 다음으로는 ‘고우석 성추행 및 그로 인한 사임’이 꼽혔다. 1위인 ‘문제 많은 이번 선거’와 아주 근소한 차이였다. 올해 총학생회인 ‘청춘story’의 고우석(도시공학 07) 전 총학생회장은 우리대학 여학우를 성추행해 학생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또한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을 한다고 밝혀 많은 학생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A(경영 09)씨는 “시립대의 1년을 되돌아봤을 때 이 사건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고우석 전 총학생회장이 위치에 맞는 행동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세희(경제 09)씨는 “학생 대표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다. 언론에도 노출이 많이 돼 우리대학 학생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작년에 공약이 좋아 고우석을 총학생회장으로 뽑았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관심 가진 청소노조 및 학교 간의 갈등

우리대학 학생들이 뽑은 ‘시립대 핫이슈’ 3위는 ‘청소노조와 학교 간의 갈등’이다. 우리대학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5세로 제한하고 있어 당장 내년에 청소노동자들의 41%가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에 청소노동자들이 정년 연장을 요구하면서 학교와의 투쟁이 벌어졌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년 연장은 힘들 것이라고 발언해 청소노동자들이 요구하는 70세까지로의 정년 연장은 불투명해졌다. 지금도 노무사 교체 문제 등으로 인해 청소노조와 학교 간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은 다양했다. 이 사안에 표를 던진 C(행정 07)씨는 “이것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어 이를 뽑게 됐다. 그런데 이 문제는 학생이 끼어들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왜 학생에게 호소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성준(행정 08)씨는 “청소노조와 학교 간의 갈등이 작년부터 올해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도 이 두 집단 간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 것 같다. 잘 해결되길 바라는데 그렇게 될 것 같지가 않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유호정(사회복지 12)씨는 “청소노동자들이 없을 때 학교가 맞이하게 될 현실을 생각해보면 이 문제는 결코 학생들과 무관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주도한 시국선언 학교가 주도한 녹색캠퍼스 사업

4위와 5위로는 각각 ‘평학생들이 주도한 시국선언’, ‘시대텃밭 등 친환경·녹색 캠퍼스 사업’이 뽑혔다. ‘평학생들이 주도한 시국선언’은 총학생회의 시국선언 보류 결정 이후 국정원 사태에 문제의식이 있는 학생들이 모여 ‘서울시립대 평학생’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한 것이다. 평학생들이 주도한 시국선언 이후 임시 대의원회가 열리고 논의 끝에 대의원들은 현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상황에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표할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데에 동의하고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시대텃밭 등 친환경·녹색 캠퍼스 사업’은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불투수층 주차장 건설, 나무심기 등의 사업을 시행한 것이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제1공학관 주차장 앞에 ‘시대텃밭’이 개장됐고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작물을 심었다. 하지만 이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는 학생들의 반발이 많았다. 이 사안에 표를 붙인 박현민(사회복지 12)씨는 “시대텃밭이 생기면서 다른 데에 쓰여야 할 학교 예산이 이곳에 쓰이게 돼 안타까웠다. 시대 텃밭의 효용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사진_ 뉴스1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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