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 밤, 부산외대 신입생수련회 행사장 붕괴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 언론 등을 통하여 밝혀진 내용을 종합하면,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예년 수준을 휠씬 뛰어 넘는 폭설이 내렸다지만 건물 지붕이 견딜 수 있는 하중을 휠씬 넘는 눈을 그대로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학생들도 안전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사고가 일어났던 당일 그 시각 우리 대학 신입생수련회 행사장에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대학에서는 작년도 신입생수련회 행사장에서 발생된 사건을 교훈삼아 본 행사를 주관하는 총학생회와 학생처에서도 교통편에서부터 행사장 안전, 행사진행 등에 대하여 많은 신경을 쓴 결과 다행스럽게 큰 사고 없이 행사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물론 행사 계획수립 과정에서 여러 이견이 있었지만, 행사 일정을 축소하고, 안전 관리 활동 강화 등 여러 사항에 대하여 동의해 준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각급 학생회 임원진 그리고 행사 자원봉사단원 여러분들에게 이 지면을 통하여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개강을 맞이하면서 이제 곧 각 학부·과 단위 학생회나 동아리 등을 비롯한 여러 학생 모임들이 개최될 것입니다. 개강맞이 총회, 신입생 환영회 같은 자리도 있을 것이며 학년 또는 전체 학과 단위의 MT도 줄이어 진행될 것입니다. 이러한 행사들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주일 것입니다. 적당한 수준의 음주는 분위기도 띄울 수 있고 처음 보는 선·후배, 동기들 간에 대화의 물꼬를 트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참석대상 대부분이 신입생이다 보니 행사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부모님들께서는 무리한 음주로 인하여 혹시나 사고가 발생되지 않을까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몇 해 전 모 국립대학에서 선배들이 후배에게 무리한 음주를 강요하다 신입생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여 큰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렇듯 음주 중심의 대학 문화에 많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과거에 비하여 크게 개선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학생들 스스로 이를 개선해 보겠다는 고민과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꼭 술이 있어야만 즐거운 행사가 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여러분들이 스스로 찾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학생처장이란 직책을 맡기 이전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특히 대학생들의 자치문화가 더욱 융성해지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과도한 음주 중심의 대학 문화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항상 열린 자세로 학생 여러분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것이며 학생들과 함께 고민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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