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대학의 정문에 울려 퍼지는 교내 청소 노동자들의 퍽퍽한 목소리에서 떠오른 단상을 적어보고자 한다. 2년 전 겨울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학점교류를 통해 겨울계절학기를 듣고 있을 때였다. 다른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니 우리대학과 다른 점을 찾게 됐다. 2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있는 것은 숙대 학생들과 숙대 청소노동자들의 관계에서 느껴진 따스함이다. 학교의 청소노동자 분들 모두를 대하는 숙대 학생들의 태도는 가까운 삼촌이나 이모를 대하듯 다정했다.

수업을 듣다 알게 된 숙대 학생에게 어떻게 이렇게 지낼 수 있는지 물어보게 됐다. 그 학생은 고생하시는 이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일은 당연하다고 말하며, 원래 다들 인사를 하고 있었기에 자신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이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숙대 학생들이 단순히 교내 노동자분들과 인사를 주고받는 것뿐만 아니라 이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바탕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부끄럽게도 나는 우리 학교에서 교내 노동자분들을 그냥 지나치는 학생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숙대에서 수업을 듣는 그 기간 동안은 잠시 수업을 듣기 위해 가는 학교인데도 다른 학생들을 따라 청소하시는 분들께 인사를 했다. 동시에 내가 다니고 있는 우리 학교 분위기가 떠올라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혹시 내일부터라도 청소노동자 분들에게 먼저 존중과 감사함이 담긴 인사를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

박소록(철학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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