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관 앞의 노조들이 언제쯤 기쁘게 물러날 수 있을까. 그들이 1년 넘게 투쟁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이유는 시의 정책과 노동자들의 개인적 요구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각자가 내세우는 절충안은 있다. 시는 다른 직장을 알선해 주겠다하고 노동자들은 촉탁직을 바란다. 서로가 한 발만 더 물러서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누구의 편을 들어야만 하는 문제도, 정답이 있는 문제도 아니다.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희생 사이, 지극히 평범한 사회적 비극이다.

이 비극이 어디서 시작됐는가. 노인들이 설 자리가 우리 사회에 마땅치 않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청소업계 사정상 60세가 넘으면 월 100만 원이 넘는 직장을 구하는 것은 꿈도 못 꾼다. 육체노동의 특성상 나이든 본인이 더 일할 수 있다고 해도 젊은 사람들보다 사고, 발병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손을 놓거나 적게 받는 곳에서 만족하고 살 수도 없다. 그들은 자식에게 평생을 투자하느라 제 노후준비도 확실히 하지 못한 채 어느새 늙어버린 노인이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청소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노인자살률 1위를 달리는 이 나라 노인들의 자화상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작년 12%를 넘겼다. 이 12%에 대한 복지가 보장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우리대학 청소노조와 같은 문제들이 터질 수 있다. 일할 나이가 지났으니 다른 직장 알아보라는 압력과 그럼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라는 애원이 지금 우리대학에서 그쳤으면 한다. 앞으로 노인문제를 책임질 우리 대학생 세대가 지금부터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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