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태도에 깊은 영향을 끼친다. 시간이 직선적으로 흐른다고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매순간은 언제나 현재의 연속이다. 과거는 지나간 현재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현재일 뿐이다. 시간의 흐름이 멎지 않는 이상 세상만사는 시작도 끝도 없으며, 우리의 세상살이 또한 새로운 도약과 상승의 계기를 찾기 어렵다.

시간의 흐름이 원형으로 돌고 돈다는 관점도 있다. 나아가 그냥 도는 것이 아니라 꽈배기처럼 나선형으로 상승한다는 보다 진전된 견해도 있다. 시작과 종말은 단순 반복되지 않고 하나의 순환이 끝나면 다음 순환은 앞선 순환보다 한층 진보된 차원에서 시작하게 된다. 우리의 세상살이에 비로소 혁신의 계기가 주어진다.

갓 입학한 신입생들, 상급 학년에 막 올라선 재학생들, 군 복무 등의 사유로 이번 학기 새로 학업을 시작한 복학생들! 여러분 모두는 나선형적 시간관에 따라 한층 도약된 첫걸음을 내딛는 새내기들이다. 이제 막 진입한 순환기에 여러분이 남기는 첫발자국은 미래에 다가올 보다 고품격의 새로운 순환 과정을 예비하는 것이다. 각자 품고 있는 저마다의 고귀한 꿈과 포부,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한 다짐과 각오 등 여러분이 지금 간직하고 있는 초심을 이 순환기가 매듭지어질 때까지 잃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인류문화사를 보면 직선적 시간관은 대체로 숙명론과 친화적이었다. 반면 운명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한 단계 상승된 순환으로의 도약을 품고 있는 나선적 시간관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 막 새로운 순환기에 들어선 새내기 여러분들 앞에는 여러분의 꿈과 포부를 방해하는 온갖 주관적, 객관적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부디 이러한 난관들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 체념하지 말고 다가올 또 하나의 새로운 순환기를 준비하는 노력으로 꿋꿋이 헤쳐가길 바란다. 우리대학의 모든 새내기들이여, 힘찬 출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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