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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의식 느끼는 여성들, 주체자가 돼야대학생 성의식 레드라이트
이설화 기자  |  lsha22c@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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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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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에 피해의식 느끼는 여성들… 사회적 인식 탓?
주체자의 입장에서 성관계를 바라볼 수 있어야

지난달 <서울시립대신문>이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여학생 13%, 남학생 9%가 혼전순결을 지킬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1982년 <중앙일보>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혼전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여대생이 78%, 남자 대학생이 15%인 것과 비교하면 성개방성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성에 대한 개방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성 개방성이 증가하는 만큼 성의식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기획 지면에서는 문제가 되는 남녀 성의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답이 없는 경우도 있었고, 답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을 수 없는 사회구조로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십거리로만 남아 있어서는 안 되는 문제, 성(性)에 대해 고민해보자. -편집자주-


여학생 54%, “성관계 두려워”… “임신 가능성 때문”

우리대학 여학생 중 54%가 성관계를 갖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립대신문>이 지난달 21일부터 5일간 페이스북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성관계를 갖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가 13%, ‘그렇다’가 41%로 부정적인 응답이남학생(‘매우 그렇다’ 2%, ‘그렇다’ 27%)에 비해 25%나 높았다. 그 이유로 여성은 ‘임신 가능성 때문에’(48%)를 꼽았고 ‘혼전 성관계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19%)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남성은 ‘임신 가능성 때문에’, ‘이후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봐’가 30%로 공동 1위, ‘자신의 성적인 매력이 부족해서’(21%)가 그 뒤를 이었다.

여대생 송은지(22)씨는 “여자는 남자보다 성관계 후 임신에 대한 걱정이 크다. 임신을 하게 되면 남자도 같은 책임이 있다고는 하지만 임신을 모르는 척 지나치거나 낙태를 요구하는 남자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항상 임신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없기 때문에 성관계에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여학생 A(23)씨는 혼전 성관계에 대한 죄책감을 두려움의 이유로 꼽았다. A씨는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순결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요새 결혼하려면 여중, 여고, 여대를 나오는 것도 하나의 스펙임은 물론, 외국 가서 몸을 함부로 했을까봐 해외유학 경험이 없는 여성을 찾는다고 들었다. 이런 말을 들으니 정말 가고 싶은 유학이 망설여진다. 여자의 순결이 상품화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영화 <제니, 주노> 중 제니가 임신 테스트기를 바라보고 있다.

여성들의 피해의식, 사회분위기 때문?

여성들이 성관계에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데에는 사회분위기가 한 몫 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여성은 예부터 혼전순결을 지키는 것이 당연시 됐고, 현재 많은 남성들이 배우자로 성경험이 없거나 적은 여성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여대생 이민주(21)씨는 “크면서 어머니한테 많이 들었던 소리 중 하나가 ‘여자는 몸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외국처럼 부모가 피임도구나 약을 챙겨주는 것과 다르게 지킬 선은 지키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분위기이다. 어렸을 적부터 들었던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성관계를 맺고도 죄책감을 버리지 못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A씨(23)는 “연애하는 여자는 첫 경험이 아니더라도 결혼할 여자는 첫 경험이었으면 좋겠다는 남자들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 처녀막 수술을 하는 여성을 TV에서 봤는데, 자신이 고생해서 집안이 잠잠하고 편안할 수 있으면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솔직히 나도 공감했다”면서도 여성의 순결이 상품화된 것에 한숨을 내쉬었다.

‘상담21 성건강연구소’ 유외숙 박사는 “성경험이 없거나 적은 배우자를 원하는 남성은 별로 없다. 이는 ‘아마 그럴 것이다’며 여성들이 만들어 낸 속설에 불과하다. 뒷받침해주는 통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에 대해 비판했다.

실제로 설문 결과, 남성 응답자 중 미래의 배우자가 성경험이 ‘많든 적든 상관없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많았고 ‘많지 않으면 좋겠다’(39%), ‘없으면 좋겠다’(15%)가 그 뒤를 이었다. 오히려 ‘많지 않으면 좋겠다’(48%)와 ‘없으면 좋겠다’(7%)는 응답은 근소한 차이로 여성 응답자에게서 더 높았다. 이어 유외숙 박사는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남자는 성적인 능력이 있고 성에 적극적인 남자를 좋은 남자로, 여자는 자기 관리를 하고 깔끔하고 방만하지 않은 여자를 좋은 여자로 보고 있다”며 사회적 인식에 스트레스를 받는 여성들에 대해 “이들은 성에 대한 호기심이나 욕구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좋은 여자로 평가받는 것에 대한 만족을 먼저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여성, 주체로서 성관계 바라봐야”

여성들은 성관계에 대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연인 사이의 스킨십에서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성적자기결정권이 아닌 ‘거절’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송은지(22)씨는 혼전 성관계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과의 성관계라면 굳이 피할 생각은 없다”며 능동자가 아닌 수동자의 모습을 보였고, A씨(23)는 “처녀막, 임신 등 여성의 생리적 특성이 적극적인 스킨십을 하기에는 불리한 것 같다”며 소극적인 여성을 옹호했다.

유외숙 박사는 20대 여자들이 주체적으로 성관계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외숙 박사는 “주체자는 성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안전한 것인지 정보도 얻고 옳고 그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주체자의 역할이다”라며 상대방과 욕구를 조율하고 타협하면서 만족감을 느낀다면 주체자로서 굉장히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제는 많은 여성들이 학벌, 사회적 지위는 남성 못지않게 굉장히 주체적인 관점에서 산다. 그러나 성관계에서는 여전히 객체이다. 남성들에게 선택받는 대상이고 싶다는 생각에서 많은 오류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여성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_ 이설화 기자 lsha22c@uos.ac.kr
사진_ 영화 <제니, 주노> 장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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