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아닌 글로 우리대학 신문에 이름을 실으려니 벌써 민망하다. 작년 봄이 오기 전 나는 선배로부터 서울시립대신문 만평 자리를 물려받았다. 대책 없이 흰 캔버스를 띠워놓고 고민 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후임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떠올려 보면 첫 만평을 그리던 날, 어린 시절부터 틈만 나면 빈칸에다 만화만 그려왔지만 단 한 컷에 생각하는 바를 전부 표현하려다 보니 막막했다. 또 시사, 학교생활 전반이라는 넓은 주제를 다루려다 보니 흘러간 소식으로 소위 ‘뒷북’을 치고 싶지 않았다. 이런 마음에 소재를 찾는데에도 골머리를 많이 앓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마감일 전 날 급하게 우리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인 ‘서울시립대광장’,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흘끗 거리며 소재를 긁어모았다. 그러다 시간에 쫓겨 급히 투고한 뒤, 그 주의 신문을 보며 부끄러했다. 1년이 지나 마무리 할 때가 돼서야 감이 조금 섰다. 이런 아쉬운 마음과 쑥스러운 핑계에도 불과하고 올해 첫 호를 마지막으로 나의 몫은 끝났다. 과연 1년 동안 10여 편이 넘는 만평을 그리며 스스로 뿌듯했던 적이 몇 번이었나 싶어 반성하게 된다. 

그래도 결코 헛되지 않았던 시간동안 나는 많은 것을 배웠기에 이 자리를 빌려 내게 기회를 준 선배, 신문사 기자분들, 독자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글이 신문으로 나올 때쯤이면 꽃봉오리가 알알이 맺힐 것 같다. 그리고 그때는 나 역시 만평 후임으로 오게 될 친구의 독자로 신문을 보게 될 것이다. 다시 감사드리며, 이별 인사를 올리고자 한다. 즐거운 봄날 보내시길.   

박승아(철학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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