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공연을 보시나요?”란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할 대학생들이 얼마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김정은(세무 13)씨는 “국악이요? 솔직히 국악을 볼 기회가 없어요.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문화생활을 즐기는 편이라서 휴대폰에 공연 관련 앱이 많아요. 그런 앱에서도 주로 클래식이나 뮤지컬 같은 공연이 인기 공연에 속해요. 국악 공연은 본 적이 없어요”라고 답했다. 2013년에 실시된 국립국악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립국악원의 국악공연 관람객 중 20대는 2.3%에 불과하다. 좋고 싫음을 떠나 대학생들에게 국악은 ‘전통음악이야기’와 같은 교양 수업을 듣지 않으면 접할 기회도 없는 음악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악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국악이 현재를 살아가는 법

접해볼 기회도 없고, 쉽게 다가가기 힘든 국악이지만 대중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사례가 있다. ‘찔레꽃’을 부른 소리꾼 장사익 씨의 경우다. 익숙하고 정제된 가요의 창법이 아닌 투박하고 걸걸한 판소리 창법이 돋보이는 그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오영민(철학 11)씨는 “다른 가수들이 가사를 읽어서 노래하는 느낌이라면 장사익 씨의 국악은 가사를 비롯해 노래 자체에 담긴 감정을 전해주는 것 같아요. 이게 우리 민족의 정서구나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라며 장사익 씨의 음악에 대한 감상을 말했다.

최근 한 통신사 CF에서 “아니라오~ 아니라오~” 하며 국악을 들려주고 있는 국악소녀 송소희 양도 있다. 그녀는 대중적인 TV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서도 ‘본조 아리랑’과 ‘배 띄워라’와 같은 민요를 부르며 국악을 널리 알리고 있다. 최근 국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주부 윤숙연 씨는 “송소희양이 TV에 나와 국악을 부르니까 국악이 더 친숙해지는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 국악을 어색하게 느끼지 않도록 더 많은 국악인들이 활동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바람을 전했다. 


 
즐기면 달라진다.

“공연을 보고나서 국악의 매력을 더 잘 알게 됐어요.” 전통예술극장 한국의 집에서 열린 상설 국악공연 <예인>을 관람한 윤숙연씨의 말이다. 그녀는 “공연이 한복과 어우러져서 국악이 가진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더 강조해주는 것 같아요. 직접 공연을 관람해보니 국악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네요”라고 덧붙였다. 그녀도 20대 땐 국악을 생소하게 느낀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젊은 학생들이 국악에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서양 음악과 합동 공연이라든지 퓨전 국악이 더 활성화되면 좋겠어요”라며 국악을 즐기는 연령대가 다양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에 국악 공연을 자주 관람한다는 김태형(세종대 4)씨도 공연장을 찾았다. 그는 “국악을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요. 전통 국악과 현대적인 타악기가 어우러지는 공연처럼 역동적인 국악공연이 많이 생긴다면 대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국악이 비교적 콘텐츠가 적고 관람료도 높은 편이라 대학생들이 즐기기 힘든 것 같아요. 무료 정기공연도 많이 생기면 좋겠어요”라며 국악 공연의 내용적, 구조적 변화를 바랐다. 이어 그는 “<국악한마당>과 같은 TV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사이트인 아르떼TV에서도 국악을 접할 수 있어요. 이런 곳을 활용해 더 많은 대학생들이 국악을 접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국립국악원 국악진흥과 이승재 씨는 젊은이들에게 국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자주 듣고 접해보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송소희양이 부른 경기민요 영상이나 팝핀 현준과 소리꾼 박애리의 협동공연 영상을 권했다. 이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다양한 국악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립국악원의 국악박물관에서는 국악 관련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니 한번 방문해 보세요”라며 국악을 더 적극적으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했다.

평소 좋아하는 국악 뮤지컬인 <서편제>가 올라올 때마다 공연장을 찾는다는 장혜린(21)씨는 “아직 국악을 접해보지 못한 친구들이 안타까워요. 리듬이 굉장히 아름답고 한국적인데 많은 친구들이 그 매력을 느껴봤으면 좋겠어요”라며 국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승재 씨는 “음악은 우리의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이자 도구입니다. 우리만의 소리와 선율로 우리의 감정을 노래할 때 우리의 참다운 정신문화가 드러납니다. 김치와 된장 같은 한국인만의 입맛이 있듯 우리의 ‘귀맛’도 있습니다. 그 맛 안에는 우리만의 멋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국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말했다.


 
국악에게 다가가는 길

현대 음악과 국악은 다르다. 국악은 신시사이저, 오토튠 소리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당신의 귀를 사로잡을 것이다. 개강 후 지친 당신. 평소에 듣던 음악으로 잘 위로가 되지 않는다면 잠시 이어폰을 빼고 우리의 음악을 즐겨보자. 국악은 당신에게 항상 열려있다. 얼쑤!

글_ 유지현 수습기자 wlgus2304@uos.ac.kr
사진_ 한국의 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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