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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세상, 새로운 관계
김민기 수습기자  |  mickey@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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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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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만 좋은 온라인상 인기쟁이

온라인상에선 잘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친구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온라인상 친구의 수와 현실에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의 수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페이스북 친구의 수가 ‘200명 이상 300명 미만’인 사람이 27.5%로 가장 많았고, ‘100명 이상 200명 미만’, ‘300명 이상 400명 미만’이 각각 24.2%, 14.1%로 뒤를 이었다. 카카오톡 친구 숫자도 이와 비슷했다. ‘200명 이상 300명 미만’이 35.5%, ‘100명 이상 200명 미만’이 34.5%를 차지했다. 한편 ‘스스럼 없이 고민 상담을 할 수 있는’ 수준의 친구는 평균 4.6명으로 온라인상 친구의 수와 큰 차이를 드러냈다.

친구 수를 가시적으로 나타내는 온라인의 특성은 이런 ‘괴리’를 심화시킨다. 류광현(행정 13)씨는 “페이스북의 경우 친구 수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정도 또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친구 수를 경쟁적으로 늘리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상담심리 전문가인 김상수 씨는 “수치화된 인간관계는 남들과 쉽게 비교된다. 이런 비교 때문에 경쟁적으로 친구를 늘리려고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친구들을 둘러보면 피상적인 관계의 사람들만 눈에 띈다는 A씨는 “온라인상의 친구 목록을 보면 ‘나는 깊은 인간관계를 가지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며 아쉬워했다. 장성원(한국외대 2)씨 또한 “온라인상의 넓은 인맥에 대해 ‘부질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목격했다”고 말했다.

김상수 씨는 온라인상 친구 수와 실제 친구 수의 차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씨는 “아날로그적 시대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구분을 스스로 했지만, 현재는 그 구분을 온라인이 하게 됐다. 온라인상에서는 모든 인간관계를 일괄적으로 ‘친구’로 묶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상수 씨는 “괴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그것이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끼칠 정도면 그때부터 문제가 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온라인상의 ‘친구’ 개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온라인상의 친구 수가 자신의 인간관계를 대변하진 못한다. SNS는 ‘아는 사람’과의 연락망으로서의 역할을 할 뿐이다”고 말하며 인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김준태 기자 ehsjfems@uos.ac.kr

인스턴트 인간관계 ‘밥터디’, ‘랜챗’

이 글은 밥터디와 랜챗에 대한 취재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김도훈(가명)씨는 개강 전부터 밥 먹을 걱정이 앞섰다. 제대하고 보니 동기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상상을 하니 영 낯설다. 그러던 중 ‘밥터디(밥+스터디)’에 참여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봤다. 도훈 씨는 기대에 부풀어 약속시간보다 일찍 장소로 나갔다. 약속시간보다 10분이 지나서야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수줍게 인사를 하고 자기소개를 했다. 식당으로 들어섰지만 어색해서 그런지 메뉴를 고르는 데에도 한참이 걸렸다. 눈치를 보며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헤어졌지만 내일 또 만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혼자 외롭게 밥을 먹진 않았으니 만족했다.

최상희(가명)씨는 너무 외롭다. 친구들은 연애에 바쁘다. 그녀도 올해만큼은 남자친구와 벚꽃놀이를 가고 싶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여대에 재학중이라 남자를 만날 기회가 적다. 그러던 중 친구로부터 신기한 얘기를 들었다. 모르는 사람과 채팅을 하는 ‘랜덤채팅(이하 랜챗)’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상희 씨는 랜챗 앱을 깔고 채팅방에 입장했다. 상대방은 대뜸 성별부터 물어봤다. 여자라고 밝히자 많은 남성들이 반겼다. 대화를 얼마 나누지도 않았는데 상대방은 만나자고 난리다. 상희 씨는 상대방이 눈에 차지 않았지만 남자는 술까지 마시자고 했다. 상희 씨는 더이상 그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아 연락처를 삭제했다.

다담심리상담소 김연일 소장은 밥터디와 랜챗 이야기를 듣고 “산업화 이전엔 지속적인 만남이 교류의 주된 방식이었는데 지금은 단기적 만남이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일 소장은 이러한 변화의 이유로 스마트폰을 들었다. “예전 사람들은 외로움을 타인과의 만남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외로울 때 스마트폰을 꺼낸다. 관계에 대해 목말라 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같지만 현대인은 그 갈증의 해결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며 인간관계 문제에 대한 원인을 꼬집었다. 이어 김연일 소장은 “이러한 현대의 경향이 지속돼 단기적, 일시적 만남이 성행한다면 결국 외로움의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등 마음의 병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민기 수습기자 mickey@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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