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생들은 직업에 대한 불확실성 및 막연한 두려움을 이유로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것을 우려한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에선 74.9%의 학생이 “취미를 진로로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기에 그런 현실의 벽을 깨고 과감히 도전을 한 사람들이 있다. 취미는 자신이 걸어왔던 인생의 길을 틀어 버리는 힘을 갖고 있다. 취미를 좇아 새로운 시작을 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문학을 향한 무한한 애정

국어국문학과 이동하 교수
고등학생 때부터 주된 관심은 문학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강요 때문에 내가 가고 싶은 국문학과에는 진학하지 못하고 법대를 가게 됐습니다. 그때는 저도 ‘문학은 그냥 취미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런 결정을 내렸죠. 그런데 법대를 다니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나에게 법학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과 문학을 취미가 아닌 학문으로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법대 학부생 시절에도 거의 반 인문대생으로 살았어요. 마음 맞는 인문대 친구들이랑 동인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내가 문학 평론을 쓰다 보니까 문학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기도 했죠.

그래서 결국 학부를 졸업하고는 학사 편입을 통해 국문학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그때 부모님의 만류가 심했어요. 부모님을 설득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이겼죠. 정말 하고 싶고 이게 내 꿈이란 것을 진심으로 보여줬으니까요. 요즘 대학생들은 정말 힘들게 입시를 거치고 대학에 와서도 스펙을 쌓느라 여유가 정말 없습니다. 적어도 나 때는 여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있었거든요.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직업을 선택할 때 신중히 고민하되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하라’는 것입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깁니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나중에 가서 정말 후회할 행동이에요.


사진을 찍다 보니 세상이 다가왔다.

예비 사진작가 정예인(22)
저는 경제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평범한 회사원이나 경제연구소에 취직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막연한 목표였을 뿐이었습니다. 점점 취업에 대한 열정이 사라졌죠. 그러던 중 저의 오랜 취미였던 ‘사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셔서 저도 자연스럽게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죠. 저는 학교를 휴학하고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면서 사진에 대한 감각을 길렀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 출사도 많이 다니고 친구를 모델 삼아 연습하면서 사진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러나 정작 사진을 진로로 선택하겠다고 했을 때는 주위의 만류가 정말 심했습니다. 부모님이며 친구들까지 모두 ‘현실을 생각하라’며 저를 말렸습니다. 직업이 불안정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때문이었죠. 하지만 저는 내가 이 일을 할 때 정말 행복하고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는 것 같다는 것을 계속 강조했습니다. 결국에는 어머니께서 제게 카메라를 사주시며 제 꿈을 믿어주시기로 했어요. 그렇게 저는 사진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사진 찍는 것을 제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진을 공부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더라고요.

그래서 해외로 나가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유학에 대해서도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저는 제 꿈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유학을 가고 사진 장비를 사는 데에 필요한 돈도 직접 벌었습니다. 저는 곧 스웨덴으로 유학을 갑니다. 인생은 남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제 선택에 후회 없이 열심히 꿈을 좇을 생각입니다.


정리_서현준 기자 ggseossiwkd@uos.ac.kr
사진_정예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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