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영화관을 찾지만, 어딜 가든지 음악을 듣지만, 조금 비싼 카메라도 있지만, 그런 걸 취미라 할 수는 없을 것 같대…” 가을방학의 노래인 <취미는 사랑>의 가사처럼 많은 대학생들이 자기소개서의 취미란을 보며 막막함을 느낀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취미인지조차 애매하기 때문에 취미란에 무엇을 적을지 더욱 녹록치 않다. 그렇다면 취미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취미와 여가를 혼동한다. 여가 활동이란 일상생활에 소요되는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에 하는 활동이며 취미는 여가활동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정도 정의만으로는 취미와 여가가 확실히 구분되지 않는다. 여가가 시간이 날 때 하는 소극적인 활동이라면 취미는 시간을 내서라도 하는 적극적인 활동이다. 이외에도 취미에는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의무감 없이 할 수 있는’등의 의미가 포함돼 있다.


취미가 없는 대학생들

최희윤(세무 13)씨는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딱히 말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는 그녀만의 고민이 아니다. 자기소개서에 취미란이 있을 정도로 누구나 취미를 하나쯤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설문 조사에서 ‘취미가 있냐’는 질문에 20.5%의 학생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너무 보편적인 취미라서’, ‘무엇이 내 취미인지 모르겠어서’, ‘연속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등 다양했다. 취미가 있더라도 즐기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다. 취미가 있는 학생 중 40.3%의 학생들이 ‘충분히 취미를 즐기지 못한다’고 답했다. 박연희(사회복지 12)씨는 “학업에 몰두하다 보니 따로 시간을 내 취미를 즐길 여유가 없는 것 같다”며 여유 부족을 이유로 꼽았다.


취미가 필요한 이유

‘취미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95.8%의 학생들이 취미는 필요한 것이라고 답했다. 취미가 여가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취미가 있는 학생들의 여가시간 만족도는 평균 6.2점으로 취미가 없는 학생들의 평균인 4.6점보다 1.6점 높았다. 취미가 있는 학생들 중에서도 음악 듣기, 영화 보기와 같은 보편적인 취미를 가진 학생들 보다 사격, 한강에서 자전거 타기 등 독특한 취미를 가진 학생들이 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사진 찍기가 취미라는 인성언(경제 07)씨는 “취미를 꼭 가져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다 보니 행복함을 느끼고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취미가 있어서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답했다. 태권도가 취미라는 이해리(행정 13)씨는 “막연히 ‘하고 싶다, 재밌겠다’고 생각했던 활동들을 직접 해보니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느낌이다. 저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미 생활은 여유가 있고 하고 싶을 때 해야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이라고 말했다.

도시사회학과 서우석 교수는 “취미는 스스로 찾아서하는 활동이다. 따라서 취미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이는 자아형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취미는 사회성과 인내심 등을 기를 수 있는 학습적 기능을 수행한다. 취미를 잘 즐긴다면 일과 여가의 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대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취미가 무엇일지 알아보고 찾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유지현 수습기자 wlgus2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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