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환조과, 2014년 토목공학과… 계속되는 군기잡기


지난 9일 우리대학 온라인커뮤니티인 서울시립대광장(이하 광장)에 토목공학과 내 군기문화를 폭로하는 새내기의 글이 게시됐다. 압존법 요구, 원산폭격(바닥에 머리를 박고 엎드려 뻗치는 자세), 욕설, 도가 지나친 사발식 등이 새내기새로배움터 당시 있었다는 것이다. 이틀 뒤 “온라인상에 올라온 글들은 대부분 사실이고 일부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이에 대해서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우리의 옳지 못한 생각과 행동들로 인해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토목공학과 학생회의 사과문이 게시됐다. 하지만 지난 10일 있었던 토목공학과 학생총회가 “선배들이 사과하는 분위기라기보다는 교수들이 신입생을 혼내고 선배들은 해명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는 새내기의 글이 또다시 올라오면서 토목공학과의 군대문화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몇몇 학과 내부에 존재해온 군기문화가 표면 위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8년 환경조각과에서 AT(Animal Training, 단체기합, 오리걸음, 토끼뜀 등), 착복식(신입생이 이름을 외친 뒤 선배들 사이를 지나가면 선배들이 구타하는 행위) 등 군기문화가 존재한다는 글이 광장에 게시된 적 있다. 이후 환경조각과에서는 AT, 착복식 등 폭력적인 행위가 사라졌다. 하지만 토목공학과 사태가 또다시 불거지면서 군기문화가 비단 한 학과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사회학을 전공하는 A교수는 “집단의 문화를 안과 밖에서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토목공학과의 일은 보편적인 기준으로 볼 때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이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왜 그러한 문화가 형성이 됐을까 우선 알려고 노력해봐야 한다”라며 “토목공학과의 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문화가 항상 정당화 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바꿔갈 것인지 집단 내부의 노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설화 기자 lsha22c@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