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암리에 학생들에게 퍼져있던 비밀인데요, 법학관 1층, 21세기관 등에 위치한 대형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공짜로 뽑는 방법이 있다는 정보입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돈을 넣고, 특정 음료수를 고른 다음 그 음료수가 출구로 나오기 직전, 반환레버를 돌리는 것입니다. 이를 실행에 옮겼던 학생들은 투입했던 지폐와 음료수가 동시에 나오는 마법을 경험했다고 전합니다. 이 음료수의 이름은 ‘모히또’입니다.

그렇다면 자판기 관리자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요? 기자가 관리업자를 직접 만나 자판기의 결함에 대해 설명하니 그동안 그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동안 판매된 물품 개수와 수입이 맞지 않은 부분이 자판기 관리 장부에서 드러나지 않았는지 물어봤습니다. 관리자는 “대형 자판기의 경우 카드결제 기능이 있는데 결제 대금이 바로 입금되지 않기 때문에 내역을 맞춰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합니다. 더구나 자판기 부품은 대부분 수입해 들여오기 때문에 기계적 결함을 고치는 데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관리자는 씁쓸해 합니다.

현재 오류가 발견된 상품 칸의 음료는 다른 칸으로 옮겨져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누가 먼저 발견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비밀을 유지하며 은근히 공짜로 음료수 마시기를 즐기던 학생들에게는 미안하게 됐습니다.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는데, 우리 학생들이 900원어치 음료수 때문에 머리가 벗겨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이철규 기자 27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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