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는 선천적 안면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로, 얼굴 빼고는 모든 것이 지극히 평범한 아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27번이나 얼굴 수술을 받았고, 툭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이 연약한 아이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괴물, 구토유발자 등 상처를 주는 말로 어거스트를 괴롭힌다. 만지면 전염병이 옮을 것처럼 손사레를 치기도 한다. 어거스트가 받을 괴로움과 고통을 우리가 어찌 가늠할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어거스트 곁에서 어거스트 만큼이나 상처와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그의 가족들이다. 어거스트가 평범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은 그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어거스트가 잠이 들면 조용히 해야 하고, 어거스트가 수술실이라도 들어가는 날이면 가족들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어거스트와 그의 가족만이 이런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에도  어쩔 수 없이 조연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우리 부모님들이다. 우리 곁을 맴돌며 우리를 지탱해주는 조연이 있기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누구나 살면서 적어도 한 번은 기립박수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모두 세상을 극복하니까”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 곁에 있는 조연들 역시 이 세상을 힘들게 극복해왔다. 기립박수를 받아야 할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걸 포기하고 우리를 위해 산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며 보통의 사람들은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그러질 못한다. 한 번쯤은 그들이 우리 걱정에서 벗어나 그들 자신이 주연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아직 그것이 힘들다면 진심을 다해 그들에게 ‘기립박수’를 쳐주자. 그 순간만큼은 자신의 인생에서 그들이 주연이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