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학생들은 사회문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을까? 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까? 우리대학 학생들도 지난해 ‘시국선언’과 ‘안녕들하십니까’ 사건으로 가슴이 뜨거워졌을까? 서울시립대 평학생의 이름으로 발표된 시국선언이나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앞에 붙여졌던 대자보들에 대한 학생들의 미진한 반응을 떠올리면 ‘관심 있는 학생만 참여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우리대학에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또 어떻게 사회참여를 하고 있는지를 서울시립대신문이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사회문제

우리대학 학생들은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사회문제를 잘 알진 못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학생 242명 중 61.15%에 해당하는 148명의 학생들이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관심이 없다’와 ‘생각해본 적 없다’는 응답이 각각 20.2%, 17.35%였다.

응답자 과반수가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사회문제에 대해 잘 아는 학생은 드물었다. 북한 미사일 도발, 크림반도 사태 등과 같이 최근 화제가 되었던 14개의 사회문제 중 학생들이 ‘잘 안다’고 대답한 사회문제의 수는 평균 3.3개였다. 이어 ‘들어 봤다’고 대답한 사회문제의 수는 평균 7.4개였으며 ‘모른다’고 대답한 사회문제의 수는 평균 3.3개였다. 관심은 있지만 정작 사회문제를 잘 안다고 하진 못하는 것이다. A(행정 13)씨는 “신문 읽기가 과제인 강의를 듣고 있다. 평소 사회문제에 관심은 있었지만 신문을 찾아 읽고 깊게 생각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사회문제에 대해 깊게 알아보지 않았을 것 같다”고 답했다.


말 뿐인 사회참여

우리대학 학생들은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참여로 이어져야 한다고 인식하나 그렇게 행동하진 못했다.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참여로 이어져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79.3%의 학생들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실천 없는 관심은 아무런 해결도 주지 않는다’, ‘사회의 변화를 위해 참여해야 한다’, ‘참여없는 관심은 방관이나 같다’ 등이 있었다.

이렇듯 80%에 달하는 학생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참여로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지만, 이러한 생각은 실천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응답자 중 61.5%가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사회 참여를 실천한 사람은 21.4%에 그쳤다. 그 이유로는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라는 답변이 43.5%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참여할 방법을 몰라서’라고 응답한 학생은 19.3%였으며 ‘자신의 참여가 영향력이 없다고 느껴서’,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서’라고 답한 학생들이 각각 16.1%, 12.9%였다. 박형준(세무 10)씨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관심이 없는 것이 진짜 이유일 것”이라며 사회참여를 하지 않는 대학생들의 실태를 지적했다.

이어 “작년 학생 총회에서 무알콜 대동제라는 안건이 나오자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학생총회가 정족수를 채워 성사됐었다. 이처럼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로 보아 사회문제를 대학생들은 자신과 연관된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김미혜(도시사회 12)씨는 “사회참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 같다. 아직 나의 가치관과 맞는 정당이나 사회단체를 잘 모르겠다”며 사회참여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사회참여에 대한 엇갈린 인식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도 엇갈리게 나타났다. 설문에 따르면 사회참여를 해본 학생들은 21.4%로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하는 대학생들도 분명 있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참여를 하고 있는 유호정(사회복지 12)씨는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다. 인권 팟캐스트 시나리오를 직접 짜고 있고 혜화여고 등에서 강연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학생들의 저조한 사회참여에 대해 “사회참여를 하지 않는 것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고 싶진 않다. 사회가 대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반면 사회참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학생들도 있다. 이러한 인식은 시위 참여라는 특정 방식에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설문에서는 총 5개(여론형성, 선거참여, 사회단체 후원, 사회단체 결성과 참여, 시위참가)의 사회참여 방법을 제시했다. 그런데 57.9%의 학생들이 시위 참가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시위를 제외한 다른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10%안팎인 것을 볼 때, 큰 차이라 할 수 있다. 윤지은(행정 12)씨는 “시위 또한 의견을 표출하는 방식이란 점에서 다른 사회참여방식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하지만 그 표현방식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위에서는 폭력사태가 빚어지기도 하고 감정이 더 격렬하게 표출되기도 한다. 광우병 사태처럼 국민전체의 이익을 대표해 이뤄지는 경우도 있지만, 특정 계층의 의견을 피력하는 수단으로도 이용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고 그 이유에 대해 답했다.


유지현 수습기자 wlgus230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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