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대학을 방문하면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야외게시판’이다. 학교 및 학과 공지부터 시작해 호소문,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까지 다양한 종류의 글이 게시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겐 이런 모습이 낯설다. 2004년, 우리대학에서 캠퍼스 정화 프로그램인 ‘클린캠퍼스’를 진행하기 위해 건물 외부에 있던 모든 야외게시판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려 10년 만에 야외게시판을 다시 설치하겠다는 총학의 움직임이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 하지만 반가움도 이내 잠시, 게시물 부착 허가제를 도입할 예정이라는 말이 안타깝다. 이유는 자유롭게 게시물을 부착한다면 미관을 해치고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대학생으로서 외치고 싶은 말을 게시판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하면서 그 말들에 대해 일일이 허가를 받으라는 것은 말을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게 만든다. 

미관을 좀 해치면 어떠한가. 대학생들이 대학교에서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면 그게 최고로 아름다운 광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우리학교는 물론 깨끗하다. 하지만 깨끗함 속에는 어쩐지 무겁고 강직된 분위기만이 흐른다. 학생들의 참여가 넘쳐나 시끌벅적해야 할 교정은 너무나도 한가롭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 잡혀가거나 묻히거나, 이 둘 중 하나를 두려워해야 하는 세상이다. 이번 야외게시판 설치를 통해 학생들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에서 만큼은 좀 더 자유롭게,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학교 분위기가 바뀌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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