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 활용 안 된다는 공간, 기자가 직접 찾아가 보니…

‘제2공학관 지하1층 새벽을 알리는 소리(이하 새알) 동아리방’, ‘인문학관 1층 끝 안 쓰는 강의실’. 이는 서울시립대신문이 실시한 우리대학 공간부족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학교 내에서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 공간이 있냐”는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대답이다.

정확한 사정 파악을 위해 제2공학관 지하 1층을 찾아갔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새알의 동아리방은 현재 새알의 동아리원이 사용하고 있었다. 새알은 이미 학생회관 지하에도 동아리방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제2공학관의 동아리방까지 2개의 동아리방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같은 층에 있는 B120호의 공간 활용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B120호에는 박스와 물통 등이 어지럽게 어질러져 있어 엉망이었다. ‘공과대학’이라고 적힌 팻말 등이 있는 걸로 보아 B120호는 현재 공과대학 학생회가 창고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공간조정 담당자인 기획처 정은주 주무관에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물어 보았다. 정은주 주무관은 B120호에 관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새알의 동아리방에 대해선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은주 주무관은 “B120호와 새알의 동아리방 모두 적절한 절차를 거쳐 다시 배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알의 정희훈(기계정보 12) 회장은 이처럼 제2공학관 지하의 동아리방을 새알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그는 “공대 학생회 측에서 새로운 공대 소모임을 만들면 제2공학관 지하의 동아리방을 내주기로 약속이 돼 있었고, 공대 학생회 측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과와 협의한 결과, 제2공학관 동아리방을 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문학관 1층에는 문이 닫힌 채 쓰이지 않는 듯 보이는 강의실이 있었다. 103호의 문에 붙어있는 강의실 시간표는 작년 1학기 것이었고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 강의실은 현재 중국어문화학과가 학생회실로 쓰고 있는 103호와는 다른 공간이다. 즉 인문학관에 ‘103’이라는 명패가 붙은 공간이 두 곳이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은주 주무관은 “인문대학 측에 전화해 보니 원래 목적과 달리 현재에는 임시 창고로 쓰고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103호가 제 목적대로 쓰이지 못하는 데에는 인문대학 측의 책임도 있었다. 정은주 주무관은 “공간을 다른 용도로 쓰려면 이를 기획처에 알리는 것이 순서인데, 그 과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은주 주무관은 “인문대학 측에 103호에 있는 기물들을 치우도록 했다. 이 공간 역시 앞으로의 회의를 통해 분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공간 부족에는 관리자도 사용자도 책임이 있었다. 공간부족을 탓하기 전에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송동한 기자 sdh132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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