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들의 공간 요청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것은 비단 우리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무처 공간배정 관계자는 “어느 대학이든 공간은 다들 부족하다고 한다. 동아리방 요청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건 모든 대학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어외국어대학교 전략기획팀 공간조정 관계자는 “우리학교가 공간이 넉넉한 편이 아니라서 학내 구성원들이 공간 요청을 해도 제대로 대응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앙대도 공간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강의실에서 의자, 책상 없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생기는 실정이다. 건국대 역시 마찬가지로 공간 배정 문제 때문에 지난 3월 학생자치기구들 간에 갈등이 빚어졌다.

▲ 고려대학교 지하캠퍼스 ‘하나스퀘어’
대학들은 이와 같은 공간부족 문제에 대해 ‘지하캠퍼스’ 조성으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지하캠퍼스는 건물을 신축할 때 지하를 깊고 넓게 설계해 교사시설을 배치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2006년 고려대가 처음으로 지하캠퍼스 ‘하나스퀘어’를 준공했다. 하나스퀘어는 지하 3층, 지상 1층 규모의 연면적 8,500평 공간으로 학생복지 공간, 강의실, 세미나실, 공연장, 서점 등이 들어섰다. 차량 750대가 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까지 마련돼 기존의 주차 문제도 해결했다. 이후 이화여대에도 지하캠퍼스 ‘ECC’가 만들어졌다. ECC는 2008년 준공된 복합 문화단지 지하캠퍼스로 지하 6층 연면적 2만 평 규모의 공간에 도서관, 식당, 극장, 체육관, 주차장이 들어섰다.

▲ 이화여자대학교 지하캠퍼스 ‘ECC’
연세대도 일명 ‘백양로 프로젝트’라는 지하캠퍼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백양로 프로젝트는 연세대 캠퍼스 내 백양로 지하에 약 1,0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신촌캠퍼스와 연세의료원의 주차난을 해결하고 지상에는 녹지와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외대도 지하캠퍼스를 만들었다. ‘미네르바 캠퍼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지하캠퍼스는 2010년 9월 준공됐으며 지하 3층, 지상 3층 연면적 3,800평 규모로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 겸 대강당과 피트니스센터, 국제회의장, 주차장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이처럼 지하캠퍼스를 통해 각 대학은 강의실, 휴식시설, 주차장 등 기존의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우리대학의 지하캠퍼스 조성가능성을 묻자 건축학부 윤정원 교수는 “당장 공간이 부족하다고 건물을 짓는 등의 물리적인 해결안을 가져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립대의 경우 공간 부족의 문제와 학교 수익 창출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지하캠퍼스 방법을 적용한 것”이라며 우리대학 지하캠퍼스 조성가능성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A교수는 “우리대학은 전체 넓이로 보아 결코 좁지 않다. 하지만 캠퍼스에서 30~40년 된 소규모 건물들이 너무 많고, 이것이 대규모의 공간 확충을 방해하고 있다. 또한 이미 지하개발의 명목으로 진행됐던 대운동장이 적극적인 지하개발이 아닌 지하주차장에 그치게 돼 공간 확충에 그리 큰 도움을 못준 것도 지하캠퍼스 조성가능성을 낮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글_ 서현준 기자 ggseossiwkd@uos.ac.kr
사진_ 각 대학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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